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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비스토 터보입니다. 인수 당시부터 우측 라이트에 습기가 차 있었는데, 지난번에 저렴하게 매물로 나온 중고 헤드램프가 있어 구입해둔 뒤 장착을 진행했습니다. 00년 이후 비스토와 아토스가 공용으로 사용합니다. 구형은 유리반사방식의 무거운 라이트고, 신형은 가벼운 클리어타입 라이트입니다.

 

2020/10/15 - [티스도리의 자동차이야기] - 다시 비스토! 이번엔 터보! (2002 KIA VISTO TURBO)

 

다시 비스토! 이번엔 터보! (2002 KIA VISTO TURBO)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저는 비스토동호회(cafe.daum.net/mylovevisto)의 카페지기입니다. 말이 비스토 동호회지 잡차동호회가 된지 오래고 그마저도 코로나로 활성화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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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형의 경우 우측 호박등이 방향지시등과 함께 미등이 들어오는 더블소켓 전구가 적용되었지만 이후 싱글타입 방향지시등으로 변경된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변화는 없습니다.

 

비스토 터보 엔진룸

비스토 터보의 엔진룸입니다.

 

그래도 좀 닦아줘서 이전보다 깔끔해지긴 했습니다만, 찌든때가 많아 아직 더럽습니다. 운전자 시점에서의 우측 라이트를 보면 안구에 습기가 뿌옇게 찬 상태입니다. 어느정도의 습기는 라이트를 켜면 증발하여 말끔해지는데 이 차는 백날 라이트를 켜고 다녀도 그대로 고여있더군요. 어디선가 수분의 유입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육안상으로는 멀쩡하니 참 애매합니다.

 

10mm 볼트 두개만 풀어주면 된다

비스토와 아토스의 헤드램프 탈거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10mm 볼트 두개만 풀어주면 됩니다.

 

그냥 지지대에 라이트를 걸치는 방식이라 탈부착이 매우 간편합니다. 뭐 요즘차는 라이트 탈거를 위해 범퍼를 뜯고 어쩌고 해야하지만, 이건 뭐 초딩도 과학상자 조립하는 수준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런 정비성 좋은 차들이 늘어나야 하는데 가면 갈수록 정비성이 지랄맞은 차들만 나오니 참 암담합니다.

 

복스알이 없어 다음날 자리를 옮겨 작업을 진행합니다.

 

탈거된 헤드램프

탈거된 헤드램프. 물이 무슨 원효대사가 마신 해골물 수준으로 고여있습니다.

 

찰랑찰랑 소리도 납니다. 이자연의 노래처럼 마치 잔에 담긴 위스키처럼 찰랑댑니다. 이렇게 고여있으니 라이트를 켜도 마르지 않죠. 눈에 보이는 부분으로는 깨진곳이 없는데 어디서 깨졌는지 확인해보기로 합니다. 백화가 일어나거나 사용에 지장이 있는 수준으로 깨져버린건 아니기에 전구를 다 빼고 습기가 다 빠져나가도록 말려 준 다음 금이 간 부위를 보수하고 장착하면 별 문제는 없을겁니다.

 

저기가 금이 갔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녹이 묻어있는 저 자리에 금이 갔더군요.

 

저 작은 구멍으로 습기가 지속적으로 들어와서 찰랑대는 수준까지 고인건지는 모르겠지만, 육안상 습기가 들어올법한 틈은 저기 말곤 없었습니다. 나중에 날 좋을때 가져다가 싹 말려서 실리콘으로 막아주기로 합시다.

 

안구적출

안구가 적출된 비스토의 모습입니다.

 

위로는인터쿨러 아래로는 터보차저가 자리잡고 있어 전반적으로 비좁아 보입니다. 에어크리너는 구형 베르나 1.3과 호환됩니다. 노멀 혹은 LPG 비스토는 에어크리너가 인터쿨러 자리에 있지만 비스토 터보의 에어크리너는 좌측 상단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위가 기존 라이트 아래가 새로 구입한 중고라이트

위는 기존 라이트. 아래는 새로 구입한 중고라이트입니다.

 

별다른 차이는 없어보이지만, 방향지시등 소켓이 조금 다릅니다. 기존 헤드램프에는 싱글소켓이 새로 구입한 헤드램프에는 더블소켓이 달려있네요. 한참 비스토를 타던 시절에 더블소켓으로 개조한다고 쑈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전기만 더 잡아먹고 하니 괜히 선 따고 어쩌고 하느니 싱글소켓으로 타기로 합시다.

 

2014/02/26 - [티스도리의 일상이야기] - 비스토 미등 LED+방향지시등 더블소캣 개조작업 실패!

 

비스토 미등 LED+방향지시등 더블소캣 개조작업 실패!

지난번에 LED를 샀던 이야기를 했었죠. 뭐 제가 주문하면서 실수를 했던 관계로 택배비를 부담했지만 아직 화가 갈아앉지는 않았습니다. 그건 별개로 하구요.. 미등에 흰색 아홉발짜리 LED를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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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에 실패했다는 내용입니다. 생각해보니 뜯은 김에 미등도 LED로 바꿔줄걸 그랬네요. 뭐 나중에 뜯죠.

 

고정 전 확인

고정 전 혹시 모를 문제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별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그대로 볼트를 끼워주기만 하면 모든 작업이 마무리됩니다.

 

장착완료

이제 안습한 모습이 아닌 깔끔한 안구를 가진 비스토 터보로 다시 탄생했습니다.

 

설마 새로 가져다 달은 헤드램프에 또 습기가 차지는 않겠죠? 여러모로 DIY라 하기 뭐한 초딩 과학상자 조립수준의 DIY였습니다. 모든 구조가 단순하고 간단했던 옛날차들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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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올해 들어 이런 분류의 기행을 하나의 콘텐츠화시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보려 했습니다만,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게 그저 이 나라에서는 혼밥이라고 무시당하는 일이라지만 딱히 특별한 일도 아니고 하니 그냥 새 카테고리를 만드는 대신 일상 이야기로 올려봅니다.

 

조만간 카테고리를 정리하며 자동차이야기 속의 올드카 목격담처럼 일상 이야기 분류 속에 카테고리를 하나 더 만들어 분류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게 된다면 기획연재물은 아예 폐교 탐방으로 카테고리를 바꿔버리고 잘 사용하지 않는 카테고리는 통합하여 단순화할 예정입니다.

 

뭐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요. 그냥 혼자서 삼겹살이 먹고 싶었습니다. 그것도 식당이 아닌 밖에서요. 불판이나 집기류는 이미 별장이라 부르는 할머니 댁에 다 있습니다. 매주 주말 어지간해서는 차고가 있는 그곳에서 하루 정도는 꼭 잠을 자고 시간을 보냅니다만, 막상 뭘 해먹은 기억은 손에 꼽네요.

 

그런 고로 마트로 향합니다. 마당에서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어 봅시다.

 

삼겹살 부탄가스 쌈장 상추

네. 정말 기본적인 물건만 구입했습니다. 저는 거지라 가장 저렴한 제품으로 구입했습니다.

어차피 음료수는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부탄가스는 기존 버너에 달려있던 게 다 닳을 줄 알고 사 왔는데 막상 쓸 일이 없었네요. 삼겹살 한 근에 상추 한 봉지 그리고 찍어먹을 쌈장 정도만 소비했다고 보면 됩니다. 음료수는 그닥 좋아하지 않아 잘 마시지 않으니 구입하지 않았고 막상 먹으면서는 찌개가 생각나긴 했지만, 그냥 고기에 상추쌈만 먹었습니다.

 

대략 2만 1천원을 마트에서 결제했습니다. 삼겹살 한 근을 구입했는데 요즘 삼겹살이 꽤 비싸더군요. 그냥 덜 기름지고 저렴한 앞다리살 같은 부위를 구입할걸 그랬습니다. 한 근을 조금 넘어서는 양이긴 하지만, 삼겹살 가격이 꽤 비싸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더 느꼈습니다.

 

대충 버너와 불판을 꺼내본다.

네. 마당에서 대충 버너와 불판을 꺼내봅니다.

 

오래된 솥뚜껑과 부탄가스 버너를 먼저 올려놓습니다. 쌈장과 삼겹살은 그냥 봉지를 뜯기만 하면 될 일이니 상관없고 상추만 흐르는 물에 잘 씻어주면 야외에서 혼자 삼겹살 구워먹기의 모든 준비가 완료됩니다. 남들은 뭐 감성 캠핑용품이니 비싼 버너니 장작이니 어쩌고 합니다만, 돈도 능력도 없는 저는 그냥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맛만 있음 된 거죠.

 

그냥 돗자리 펴고 먹자

의자에 앉을까 하다가 그냥 돗자리 펴고 먹기로 합니다.

 

불을 올려서 솥뚜껑을 달궈줍니다. 집기류도 다 준비했고 나무젓가락 하나면 충분하지요. 삼겹살에 비계를 하나 집어 솥뚜껑을 기름으로 잘 닦아줍니다. 그런 다음 본격적으로 고기를 올려 먹기만 하면 됩니다.

 

고기 굽는 사진

본격적으로 삼겹살을 구워봅니다.

 

혼자 먹으니 뭐 얘기할 사람도 없고 그냥 묵묵히 먹었습니다. 고기가 익는 소리와 골목으로 사람이 지나다니는 소리 말곤 별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고독을 즐겼습니다. 어차피 혼자 사는 인생 아니겠습니까. 반대편 정원이라도 바라보고 먹을까 싶었지만 벽을 바라보며 묵묵히 먹었습니다.

 

돈도 능력도 없는 도태된 20대 끝자락의 남성이 혼자 기분 좀 내보겠다며 소주도 음료수도 없이 고기와 상추만으로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습니다.

 

고기도 상추도 딱 맞았다.

고기도 상추도 딱 맞았네요. 마지막 한 점을 마지막 남은 상추에 싸 먹으니 딱 끝납니다.

 

날도 어두워졌고요. 마당의 형광등 조명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치우는 게 일이긴 한데 아파트와는 달리 기름을 막 버려도 상관없고, 불판을 닦아내기도 용이합니다. 정리까지 금방 끝나더군요. 네 조용히 먹고 조용히 치웠습니다. 인생 뭐 다 그렇죠.

 

애초에 남 눈치를 많이 보는 사회인지라 유독 혼밥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학생 때는 단체손님 사이에서도 혼자 곱창집에 가서 구이 한판 먹고 찌개와 밥을 먹다가 싸오곤 했었는데, 왜들 그게 어렵다 느껴지는지도 모르겠고요. 날이 좀 더 따뜻해지면 이렇게 고독을 즐김과 동시에 분위기를 내며 자주 먹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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