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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드디어 7일 차 이야기입니다. 끝이 보이네요.

 

5~6일에 시고쿠를 돌고 다시 큐슈로 돌아왔습니다. 7일 차에는 본래 목적대로면 후쿠오카현 내에서 자려고 했습니다만, 저렴한 호텔을 찾다 결국 밤늦게 간몬교를 넘어 시모노세키로 돌아와 버렸네요. 그간 지나가기만 했던 오이타현 곳곳을 돌아다녔고 저녁즈음에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가 텐진 메이드리밍에서 시간을 좀 보내다 나왔네요.

 

아 그리고 7일 차에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1세대 파제로와 함께 나란히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1~6일 차 이야기를 보고 오지 않으셨다면 먼저 보고 오시길 추천드리고요. 바로 이어집니다.

 

 

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1) 시작. 부관훼리 하마유호 선적 및 하선

기존 여행기도 다 털어내지 못했는데 일단 같이 병행하여 털어내려고 합니다. 요즘 일본 자차여행을 하는 분들이 꽤 많이 늘어나서 정보도 많고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부관훼리 홈페이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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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2) 2일차 사가현-나가사키현-구마모토현

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2부가 이어집니다. 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1) 시작. 부관훼리 하마유호 선적 및 하선기존 여행기도 다 털어내지 못했는데 일단 같이 병행하여 털어내려고 합니다.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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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3) 3일차. 가고시마현(鹿児島県) 최남단 투어

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1) 시작. 부관훼리 하마유호 선적 및 하선기존 여행기도 다 털어내지 못했는데 일단 같이 병행하여 털어내려고 합니다. 요즘 일본 자차여행을 하는 분들이 꽤 많이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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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4) 4일차. 미야자키(宮崎)에서~후쿠오카(福岡)까지

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1) 시작. 부관훼리 하마유호 선적 및 하선기존 여행기도 다 털어내지 못했는데 일단 같이 병행하여 털어내려고 합니다. 요즘 일본 자차여행을 하는 분들이 꽤 많이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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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5) 5일차. 시고쿠(四国) - 에히메현(愛媛県) 마쓰야마시(松山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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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6) 6일차. 시고쿠(四国) - 카가와현(香川県) 고치현(高知県)~다시 큐슈

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벌써 6일 차 이야기입니다. 이날도 주행거리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타카마쓰에서 출발하여 카가와현 마츠야마를 경유하여 토쿠시마현 미요시시를 거쳐 고치현 고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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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뷰

 

전날 뻗었다 일어나니 하늘은 화창합니다. 그리고 호텔 창문 바깥으로는 철거뷰네요.

 

전날 시끌벅적했던 유흥가의 모습은 사라지고 조용한 화요일 아침과 같은 풍경이었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니 천천히 씻고 나와서 아침 TV프로그램인 ZIP를 보며 옷가지를 정리하며 뭔가를 밟았는데..

 

돔 공연 축하해

 

키링이 깨졌습니다.

'돔 공연 축하해' 당했네요.

 

전날 입었던 바지 안에 차키가 있었나 봅니다. 차에만 놓고 쓰던 키와 키링인데 결국 깨져버렸네요. 그렇게 짐을 챙겨서 전날 주차했던 주차장으로 나가는데 미친 듯이 더웠습니다.

 

아침부터 38도

 

아침부터 실외온도 38도. 실내온도는 37도가 찍혀있네요.

 

미치고 환장하는 날씨입니다.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출발합니다. 오이타현의 현청 소재지인 인구 47만의 오이타시와 그 옆에 온천으로 유명한 인구 11만의 벳푸시는 차로 20여분 거리입니다. 사실상 코 옆에 붙어있는 같은 생활권이라 보면 되는데 이 두 도시에 오이타현 인구 절반이 살고 있다고 하네요.

 

방통차마저 깔끔하다

 

호텔을 빠져나와 큰 도로로 나가는데 방통차가 보입니다.

 

방통차마저도 깔끔하네요.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총중량 25톤이 넘어가면 이렇게 트레일러 같은 연결차량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국은 단순히 축중량에 대한 규제만 있어 단일 5축 차량으로도 사실상 트레일러와 같은 짐을 싣고 다니는데, 한국만 그렇다고 하더군요.

 

델리카 밴

 

지나가다 한 꽃집에서 사용중이던 3세대 델리카 밴도 잠시나마 거쳐가며 보고요.

 

벳푸로 가는 길

 

푸른 바다가 펼쳐진 10번 국도를 달려서 벳푸로 이동합니다.

 

오이타와 벳푸는 이렇게 다니기 좋은 길로 이어져 있어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이라 봐도 무방하겠더군요.

 

벳푸 시내 입성

 

벳푸 시내에 들어옵니다.

 

시내로 들어오니 당연하게도 차가 많고 신호도 많네요. 신호에 걸려가며 천천히 빠져나갑니다.

 

벳푸타워

 

100m 높이의 벳푸타워도 보이네요. 전망대는 55m에 있다고 합니다.

 

요즘 기준으로는 100m가 넘어가는 건물들이 많아 100m나 전망대가 있는 55m나 그리 높게 보이지 않습니다만, 이 타워가 건설되던 1956년만 하더라도 지역의 마천루 역할을 해냈었겠죠.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20층의 높이가 타워 전망대보다 더 높으리라 생각되는데 벳푸시에 그리 높은 건물이 있지 않아 후기를 보니 타워 위에 올라가면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보인다고 합니다. 

 

GR야리스

 

지나던 길에 GR 야리스도 목격합니다.

 

전에 렌트로 야리스 신차를 탔던 기억이 있는데 1000cc 엔진이 적용된 차량이라 그런지 크기도 주행질감도 차량 감성품질도 그냥 모닝이었습니다. 연비도 그럭저럭이었고요. 그래서 그냥 야리스는 그럭저럭인 차량이라는 생각이 강합니다만, 고성능 모델인 GR 야리스는 4세대 야리스 플랫폼과 코롤라 플랫폼을 준용하여 만든 사실상 껍데기만 야리스인 그런 차량입니다.

 

한국에도 병행수입으로 들어온 차량이 몇 대 있긴 합니다만, 정식 수입은 GR86과의 판매간섭을 우려하여 앞으로도 이루어지지 않을 듯합니다.

 

츠루미산을 향해

 

그렇게 좌회전을 하여 화산인 츠루미산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벳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인 벳푸 지옥도 있고 벳푸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고 하더군요. 지옥을 가기 전에 먼저 차가 없으면 가기 어렵다는 유케무리 전망대(湯けむり展望台)로 향했습니다.

 

유케무리 전망대(湯けむり展望台)

 

유케무리 전망대(湯けむり展望台 )

주택가 한복판에 작은 주차장과 작은 전망대가 있었습니다.

 

탕(湯)을 유(ゆ)라고 읽고, 히라가나로 적힌 케무리(けむり)는 연기를 의미합니다. 연기 연(煙) 자를 케무리라 읽습니다. 즉 탕에서 나오는 연기. 수증기가 보이는 전망대라는 이야기겠죠.

 

사진과 같은 상황을 기대하고 왔으나..

 

사진처럼 츠루미다케도 보이고 곳곳의 온천에서 수증기가 펼쳐지는 모습을 기대했습니다만...

 

휑 하다.

 

크고 작은 온천에서 올라오는 수증기의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덥기만 겁나게 더웠고요....

 

그냥 가긴 뭐하니 휴식

 

그냥 가기도 뭐 하고 잠시 그늘 아래에서 쉬다 내려갑니다.

 

낮에는 그럭저럭일지 몰라도 야경이 괜찮다고 하더군요. 이 전망대에서의 야경은 2010년에 일본 야경 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다음엔 밤에 찾아와 보기로 하죠. 다음을 기약하며 근처의 가마도지옥으로 향합니다.

 

가마도지옥 かまど地獄

 

일단 벳푸 7지옥 중 가장 유명한 카마도지옥 앞에 주차하고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첫날 이미 운젠지옥에 다녀왔긴 합니다만, 벳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인데 한 번 가봐야지요.

 

입장료

 

입장료가 있습니다. 7지옥 자유관람권은 성인 기준 2,400엔. 여기만 보고 가려면 500엔입니다.

 

일단 여기만 보고 다른 곳을 더 보고 갈지 결정할 생각으로 500엔 티켓을 끊었습니다.

 

かまど地獄

 

500엔을 주고 티켓을 받습니다.

 

이 가마도지옥 내부에는 1초메부터 6초메까지 하나의 마을처럼 구성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작은 면적에 그럴만한 곳이 있으려나 싶었는데 작게 조형물마다 혹은 온천수가 나오는 곳마다 하나의 마을처럼 만들어 놓았더군요.

 

관람 시작

 

화살표를 따라 관람을 시작합니다.

 

온천수가 뿜어져 나온다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는 곳이 1초메.

 

2초메

 

비슷하지만 악귀 조형물이 있는 이곳이 2초메

 

더운데 굳이?

 

겨울이라면 몰라도 습하고 더운 여름에 굳이 수증기를 흡입할까 싶은 여기가 4초메..

 

뭐 이런 식이었습니다. 솔직히 여기를 먼저 보고 운젠지옥을 갔더라면 모르겠는데 자연 그대로의 곳곳에서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고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입장료까지 없는 운젠지옥을 보고 온 이상 벳푸 지옥들은 그저 시시하게 느껴지더군요.

 

설명을 해주는 아저씨

 

보다 보니 직접 에어건을 불어 온천수에서 나오는 수증기를 보여주는 직원 아저씨도 계셨고요.

 

공사중?

 

입장료는 입장료대로 받고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도 있었습니다.

 

500엔 내고 들어오기엔 아깝네요. 렌터카던 자차던 대중교통이 아닌 자동차로 이동하실 예정이며 일정상 나가사키 운젠지역에 갈 수 있으시다면 벳푸 지옥 대신 운젠 지옥을 보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말요.

 

여튼 실망이 컸던 가마도지옥의 구경을 마치고 다시 나옵니다. 북쪽 우사시 나카스시 방향으로 올라갈 예정입니다. 

 

다시 해안도로로

 

다시 해안도로를 타러 나옵니다.

 

주변에 벳푸대학이 있어서 그런지 관광객이 아닌 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잘 가다가 오래된 철길을 보고 신기한 무언가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길을 잘못 들어갔다 나오게 됩니다.

 

작은 철길을 건넌다

 

사실상 방치된 폐가와 좁은 도로를 지나 다시 철길을 건너 나옵니다.

 

좁은 건널목은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준이었습니다. 건널목을 나오니 보이는 차가 한 대 있었네요.

 

델리카 스페이스 기어

 

스타렉스. 아니 미쓰비시 델리카 스페이스 기어 4륜 모델입니다.

 

스타렉스가 이 차량을 참고하여 만들어져서 그런지 익숙합니다. 4륜구동 차량 역시 이전의 델리카처럼 파제로의 4WD 시스템을 채택했고요. 이 델리카 스페이스 기어를 가져다 중국에서 현지 생산했던 차량을 전동화시킨 차량이 전면부만 알파드스럽게 꾸며놓고 아이온 EV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 보조금을 받고 팔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델리카 스페이스 기어를 마주친 뒤 지나가는데...

 

파제로

 

그토록 보고 싶었던 파제로의 모습이 보입니다.

 

1세대 후기형 L14x 계열 차량이네요. 본넷에 인터쿨러 구멍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88년~90년 사이의 최후기형으로 추정됩니다. 그렇게 일본 땅에서 갤로퍼의 원본 모델인 초대 파제로를 마주하게 됩니다.

 

역사적인 순간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40년 가까운 차생을 살며 생전 보지 못했던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한국에서 온 복제품을 마주하게 된 파제로와, 33년의 차생을 살면서 낯선 일본땅을 밟고 있는 지금의 상황도 생소한데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차를 우연히 마주하게 된 갤로퍼입니다.

 

마침 주인 할머니도 앞에 나와계셔서 한국에서 왔고 이러이러해서 길을 잃었다 같은 차가 있어서 같이 놓고 사진을 찍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사진을 촬영합니다.

 

신기한 광경은 파제로 주인 할머니도 마찬가지

 

신기한 광경인 것은 이 파제로 주인 할머니도 마찬가지였겠죠.

 

촌구석 골목길에 한국에서 비슷하게 생긴 차가 와서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말입니다. 마지막에 나가는 길도 알려주셨고, 선물로 전날 도쿠시마현 미요시시에서 사 왔던 과자를 하나 드리고 왔습니다.

 

GALLOPER / PAJERO

 

갤로퍼와 파제로가 나란히 세워져 있습니다.

 

공통점이라면 둘 다 디젤에 와이드 바디킷이 없는 투톤 차량이라는 점. 차이점이라면 하나는 물론 터보에 숏바디고, 하나는 터보 인터쿨러에 롱바디 사양이라는 점. 그리고 제가 타고 온 갤로퍼는 5속 수동. 저 파제로는 4속 자동변속기 모델이라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외에도 미묘한 차이점은 많았습니다. 당시 한국에서는 이런 민수용 지프차와 화물차에 전시 징발을 위한 등화관제등을 의무적으로 장착했어야 하는지라 범퍼 자리에 등화관제등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범퍼가 바디컬러와 동일한 갤로퍼와 달리 파제로 후기형 모델들은 반짝이는 크롬 재질의 범퍼가 적용되었기도 하고요. 그 외에도 미묘한 차이를 하나씩 얘기하긴 길어지겠지만 나란히 세워두면 사실상 같은 차는 맞습니다. 

 

베이지톤 실내

 

베이지톤의 실내. 엑시드가 아니라 직물시트지만, 상당히 깔끔하게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80년대 차량임에도 오디오에 옥스 단자가 있어 이 옥스 단자를 통해 노래를 듣고 계신 듯 보였습니다. 대시보드의 구성은 좌우 대칭이라 보면 얼추 맞습니다. 갤로퍼와 달리 파워윈도 스위치가 도어트림에 붙어있고 쪽유리도 개폐가 가능합니다.

 

모두가 풍요로웠고 미국을 위협할 수준으로 한참 잘 나가던 쇼와 말기 헤이세이 초기의 일본인지라 도어트림도 차량의 전반적인 모습도 90년대 초반 옆 개도국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판매하던 갤로퍼와는 달리 상당히 고급스러웠네요.

 

PAJERO

 

99년 이전의 두 자리 번호판입니다.

가니쉬가 달린 와이드 모델은 차폭이 조금 더 넓어서 3 넘버. 일반 모델은 5 넘버로 분류됩니다.

 

한국에서는 그냥 승용 승합 화물 특수로 분류되지만, 일본의 경우 일반 승용차도 차량 크기와 배기량에 따라 3 넘버와 5 넘버로 나뉘고 3넘버가 좀 더 큰 차량으로 분류됩니다. 당연히 5넘버 차량의 세금이 더 저렴하지요. 현행 기준대로라면 5넘버 기준을 충족하려면 배기량도 2000cc 미만이여야 하지만 이 시절엔 배기량 규정이 없었던지라 와이드 가니쉬가 없는 파제로의 경우 배기량이 커도 5넘버 차량으로 인정받습니다.

 

짧은 만남 큰 영광

 

짧은 만남이었지만 제게도 갤로퍼에게도 큰 영광이었습니다.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초대 파제로와 함께 사진을 찍는 일은 약간의 조력이 있었지만 성공했습니다.

 

남은 버킷리스트는 초 카와이한 일녀를 차에 태우고 사진을 찍는 것이었는데 객관적인 난이도로 그보다 더 어려운 거의 40년 다 된 초대 파제로와 함께 사진 찍는 것은 어느 정도의 조력으로 성공했지만, 존잘 알파메일들에겐 아니 대다수에겐 쉬운 일이고 객관적으로 누가 봐도 몇 없는 차를 찾아서 함께 사진을 찍는 것보다 더 쉬운 난이도의 '초 카와이한 일녀를 갤로퍼에 태우고 사진 촬영하기'는 결국 성공하지 못했네요.

 

아 '초 카와이'의 기준이 너무 높지 않냐고요? 전혀요. 저 눈 정말 낮습니다.

근데 그마저도 못 하는 불쌍한 사람입니다.

 

더미순찰차

 

그렇게 파제로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조금 나가니 더미 순찰차가 보이더군요.

 

과속을 방지하고 운전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이런 퇴역한 순찰차를 도로 가장자리에 세워둔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옛날에 봤던 기억이 있고, 요즘은 고속도로 패트롤카로 사용했던 렉스턴 W를 고속도로 곳곳에 세워두더군요. 뭐 그런 것과 비슷합니다.

 

차종은 코로나 엑시브(ST180) 전기형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엑시브

 

한 때 지역을 누비던 순찰차는 이렇게 더미 순찰차로 도로 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91년형부터 그릴의 엠블럼이 변경되었다고 하는데 변경 이전 엠블럼으로 보아 89~91년식의 전기형으로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갤로퍼보다 나이가 많네요. 아까 보고 왔던 파제로와 동년배 차량입니다.

 

달리고 또 달리고

 

한적한 시골길이라 쓰고 국도 10호선이라 읽는 도로를 달리고 또 달립니다.

 

목적지는 우사시를 지나 나카스시인데 그냥 한적한 길을 가다 라멘집이 나와서 마침 점심시간이기도 하기에 라멘이나 먹고 가기로 합니다. 인구 2.8만명 수준의 키츠키시(杵築市)의 끝자락. 영어로 USA라 표기하는 우사시(宇佐市)와 경계에 있던 라멘집이었습니다.

 

가게 이름은 라멘숍 야마가

 

간판에는 그냥 라멘가게라고 라멘숍(ラーメンショップ)만 적혀있어서 몰랐는데..

가게 이름은 라멘숍 야마카텐( ラーメンショップ  山香店)이라고 합니다.

 

승용차도 꽤 많이 세워져 있고, 화물차들도 좀 세워져 있는 그냥저냥 오래된 라멘집이기에 들어가 봅니다.

 

대기

 

거의 혼자 오는 손님들이라 1인 좌석만 없네요. 그래서 앞 쇼파에 앉아 대기합니다.

 

대기하는 사람들이 죄다 차를 타고 지나가던 아저씨들이네요. 화물차 기사도 보이고요. 대기하며 메뉴판을 보고 뭘 주문할지 고민하니 잠시 후 자리가 날 듯 하니 주문을 받습니다. 1140엔의 차슈멘 대자를 주문했네요.

 

생각보다 많다

 

大라도 얼마나 많겠어 했는데 정말 많았습니다.

 

일반적인 돈코츠라멘 베이스에 돼지 뼈 연골을 으깨 넣은 국물이 특징입니다. 이곳의 주력 메뉴가 파가 들어간 네기라멘이라고 하는데 다음에 가게 된다면 네기라멘을 먹어봐야겠네요. 여튼 다 먹고 나왔습니다.

 

구형 화물차 박물관

 

우사역 방면으로 가던 중 보이던 오래된 트럭들.

 

사진상 보이는 차량들은 다 히노차입니다. 한국에서는 기아자동차와 자회사인 아시아자동차 시절 대형트럭들이 죄다 히노의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된 차량들입니다. 우측에 70년대에 생산된 2세대 레인저도 보이고요 나머지 두 대는 슈퍼돌핀 트랙터와 6X4 형태의 차량으로 보입니다.

 

아마 제 나이 또래나 저보다 좀 더 나이를 드신 분들은 8~90년대에 생산되었던 아시아자동차 AM트럭과 프런트 마스크 그리고 캡의 형태가 얼추 비슷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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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차를 한국에서 라이선스 생산했던 차량들이 위 링크의 차량들입니다.

 

후소 더 그레이트도 보인다

 

가운데 보이는 슈퍼돌핀은 냉장윙바디네요.

 

우측에 보이는 현대트럭 아니 후소 더 그레이트 역시 스틸바디 냉탑으로 보이지만, 슈퍼돌핀처럼 측면으로 문이 열리는 윙바디는 아닌 듯합니다. 사실상 70년대 차량인 2세대 레인저를 비롯하여 80년대 차량인 슈퍼돌핀 그리고 더 그레이트 후기형이 90년대 초반 생산일 텐데 사실상 도로 위의 구형 트럭 박물관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아는 사람들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 이렇게 저처럼 보고 감탄사를 날리고 갔겠죠.

 

그렇게 우사까지 갔다가, 뭔가 깜빡한 느낌이라 다시 갔던 길을 돌아갔습니다. 그렇게 돌아간 이유는..

 

니시야시키역(西屋敷駅)

 

일본에서 가장 이용객이 적은 전철역. 니시야시키역(西屋敷駅)을 놓쳤었네요.

 

JR 큐슈 닛포 본선에 소재한 이 작은 무인역은 그나마 좀 큰 우사역에서 약 3km. 아까 밥을 먹었던 라멘집 바로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작은 시골마을을 배후에 둔 평범한 시골의 무인역인데, 공식 집계 당시의 일 이용객은 13명. 지금은 이용객이 그보다 적어 공식 집계조차 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한 한국인 유튜버가 이 역에 다녀온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유명해지며 의외로 한국인들에게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제가 타고 온 갤로퍼 말고도 노란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이 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다는 이야기겠죠. 전철을 타고 어딘가에 갔다가 돌아와서 다시 저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겠지요.

 

시골 전철역

 

조립식 판넬과 함석 지붕으로 만들어진 오래된 시골 전철역입니다.

 

알아서 교통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태그하고 탑승한 뒤 내려서도 알아서 찍고 가면 된다고 합니다. 감시하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열차는 한 두 시간에 한 대 정도 정차하네요.

 

건너편에 보이는 라멘집

 

열차 하나 지나지 않아 조용한 승강장.

 

논 하나를 두고 같은 선형으로 난 국도 10호선과 함께 빨간 간판의 라멘집이 보입니다.

 

반대방향 승강장으로

 

반대방향 승강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철길 아래의 작은 굴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풀벌레 소리와 매미 소리만 가득한 시골 무인역. 밤에 온다면 엄청 무섭겠지만 낮이라 괜찮네요.

 

굴다리 아래

 

굴다리를 타고 쭉 넘어가면 반대편 마을로 넘어갑니다.

 

굴다리 중간에 계단이 있는데 그 계단을 타면 반대 방향 승강장으로 올라갈 수 있더군요.

 

반대편 승강장

 

낡은 계단을 타고 반대편 승강장으로 올라갑니다.

 

반대편 승강장으로 가는 길

 

계단을 타고 낡은 휀스를 따라 걸어갑니다.

 

그렇게 걸어가면 반대편과 같은 승강장이 나옵니다.

 

니시야시키

 

지금 지도를 보니 이 부근에선 10번 국도를 기준으로 시 경계가 나뉘는군요.

 

아까 라멘집은 키츠키시고, 도로 경계 너머의 니시야시키역은 행정구역상 우사시라고 합니다.

 

반대편 승강장도 비슷

 

같은 조립식 판넬과 함석으로 지어진 역사인데 그나마 이쪽이 좀 더 보존상태가 좋네요.

 

의자 등받이까지 살아있었습니다. 특이사항으로 이쪽은 교통카드 단말기가 나란히 붙어있네요. 열차가 올 시간은 아직 멀었고, 다시 반대편으로 돌아와서 갈 길을 가다가 유명한 우사신궁같은 관광지 대신 논바닥 위에 특이한 장소에 끌려 그 곳에 가 보게 되었습니다.

 

城井1号掩体壕

 

城井1号掩体壕

 

한국식으로 읽으면 '성정1호엄체호'라 읽히는데, 城井의 발음이 뭔가 찾아보니 죠이(じょうい)라고 한답니다. 엄체호는 엔타이고(えんたいごう)라고 읽는다고 하고요. 쉽게 한국식으로 풀자면 비행기를 보관하던 격납고입니다. 평범한 논바닥 한 가운데에 2차 세계대전 당시 비행기를 보관하던 격납고가 있었다는 이야기지요.

 

원래 해군 비행장이 있었다고 한다.

 

원래 이 자리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우사 해군 항공대가 주둔하던 해군 비행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두꺼운 콘크리트로 비행기가 들어갈 자리를 만들고 그 위에 흙을 덮어 위에서 내려다 본다면 그냥 언덕처럼 보일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당시 미군의 공습으로부터 항공기를 지켜내려 했겠지요. 이곳의 사진을 올리니 제주도의 알뜨르 비행장에 다녀오셨던 분들이 그곳과 비슷한 분위기라고 하는데, 알뜨르 비행장 역시 일본 해군 항공대가 징발하여 만든 비행장이었으니 당연하게도 비슷할 겁니다.

 

방공호에 남은 프로펠라

 

방공호 안에 비행기의 프로펠라가 남아있습니다.

 

매년 8월 15일에 위령제가 열린다고 하네요. 이런 격납고 겸 방공호가 11기 있다고 하는데, 이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주변 농민들의 농자재 창고로 이용중이라고 합니다.

 

프로펠라만 남아있다.

 

종전 직전에 미군의 폭격을 맞고 사실상 비행장이 괴멸해버렸기에 멀쩡한 기체는 없었겠지요.

 

그래서 프로펠라만 남아있습니다.

 

주차장도 넓고 화장실도 있다

 

비행장은 현재 논으로 이용중이고, 적당한 주차장과 화장실도 존재합니다.

 

적당히 구경하고 적당히 쉬다 가네요. 이 곳에 평화박물관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하는데 현재 시에서 관리하는 사적으로만 지정되어 있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듯 합니다.

 

주유소 자동세차

 

지나가던 길에 3000엔 이상 주유하면 자동세차가 무료라기에 주유 후 자동세차기에 들어갑니다.

 

전날 비도 조금 맞았기도 하고 그냥저냥 공짜인데 손해는 아니겠거니 생각하고 세차기에 들어갔네요. 직원이 안테나가 괜찮냐길래 괜찮다고 얘기하고 세차기에 들어갔는데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네요.

 

망한 빠칭코

 

그렇게 후쿠오카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망한 파칭코를 보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어느 지역을 가도 도시고 시골이고 흔히 보이는 곳이 파칭코와 슬롯머신이 있는 게임장입니다. 심지어 전날 달렸던 오보케 협곡에서도 대형 점포와 큰 주차장에 화려한 조명을 켜고 영업하는 파칭코를 봤었는데 이렇게 문을 닫은 파칭코의 모습도 보게 되는군요. 폐업한지 꽤 오래된 느낌입니다.

 

세차했더니 비가 내린다

 

자동세차기에 들어갔다 나왔더니 또 비가 내립니다.

뭐 어쩌겠어요. 갈 길 가야죠.

 

이번에는 고속도로 대신 험난한 산길을 타고 후쿠오카에 진입하려 합니다. 일본 3대 심령스팟으로 불리는 이누나키(犬鳴) 지역을 거쳐 가려는 것이 목적인데, 구 이누나키 터널 안쪽으로는 지도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치외법권의 이누나키 마을이 있다는 도시전설이 내려온다고 합니다. 당연하게도 구 이누나키 터널은 출입이 통제되어 갈 수 없고, 이누나키 마을은 이누나키댐이 건설되며 수몰되어 존재하지 않습니다.

 

심령스팟이라는 구 이누나키 터널과 댐에 수몰된 마을은 갈 수 없지만, 이누나키댐과 신 이누나키 터널을 건너보려 합니다. 이누나키 마을과 이누나키 터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꺼라위키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누나키 마을

이누나키 마을 ( )은 일본 의 도시전설 로, 후쿠오카현 미야와카시 이누나키 지구에 있는 고개와 주변 부

namu.wiki

 

이누나키 터널

구 이누나키 터널 (旧犬鳴トンネル) 한국어로 읽으면 개 울음소리를 뜻하는 견명(犬鳴)이므로 한자명은 견명터널(犬鳴터

namu.wiki

 

이누나키로 가는 길

 

이누나키로 가는 길은 왕복 2차선의 지방도입니다.

 

고갯길을 올라가서 고가도로를 타고 신 이누나키터널로 넘어가는데 70년대에 선형개량을 마친 도로 치곤 선형이 나쁘진 않습니다. 후쿠오카 도심으로 향하는 도로라 항상 통행량은 많은 편이고, 댐 건설로 인해 마을이 수몰되어 민가는 존재하지 않고, 당연하게도 인적도 드뭅니다. 그래서 이 근처에서 살인 및 시신 유기사건이 일어났었고 도시괴담과 더해져 무서운 곳이라는 분위기를 느끼게 되지요.

 

이누나키댐(犬鳴ダム)

 

댐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마침 댐에 도착하니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고,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네요.

 

계획은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철도 터널 건설 문제도 있고 여러 문제에 직면하여 공사가 늦어졌고 94년에 완공되었으며, 97년에 계획 수위까지 담수를 마쳤다고 합니다. 이제 겨우 30년 즈음 된 댐인데, 차를 세우고 낮잠을 자는 사람들 말곤 조용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무섭게도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이누나키 댐

 

그렇게 큰 댐은 아닙니다만, 우산을 쓰고 댐 수문 위를 걸어봅니다.

 

아까 건너왔던 큰 다리

 

아까 건너왔던 큰 다리가 보이고, 이 다리를 지나는 차량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사이렌 소리가 가까워진 상태애서 확인하니 경찰차가 사이렌을 켜고 출동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주변에 사람도 없고 비는 내리고 사이렌은 음산하게 울려서 꽤나 무서웠지만 말이죠.

 

알 수 없는 건물

 

댐 전망대 주차장 앞에 도로변에 알 수 없는 건물이 하나 있었습니다.

 

댐 홍보관? 관리소? 어떤 목적의 건물인지는 몰라도 문은 굳게 잠겨있었고, 관리가 되지 않아 타일이나 천장 텍스가 떨어진 모습도 보였습니다. 무서워서 더 탐구하긴 어렵고 빠르게 이누나키댐을 빠져나가기로 합니다.

 

신 이누나키 터널

 

신 이누나키 터널(新犬鳴トンネル)

 

1975년에 개통되었고, 괴담의 중심이 되었던 구 터널은 한동안 개방되었다가 사고가 잦아 94년에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신 터널이 개통된지도 무려 50년이 흘렀는데, 신 터널에서도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괴담은 구 터널에 대한 것이라고 합니다.

 

거짓말처럼 이누나키 터널을 지나 내려오니 소나기가 그쳤습니다.

 

도시고속도로를 타고 후쿠오카 시내로

 

도시고속도로를 타고 후쿠오카 시내로 향합니다.

 

주말이었던 지난 토요일보단 퇴근시간 전이라 그런지 확실히 차가 적네요. 도시고속도로 텐진키타IC로 진출하여 텐진으로 향합니다.

 

현대 유니버스

 

그래도 일본땅에서 흔히 보이는 현대차. 유니버스와 나란히 섰습니다.

 

울산공장 출신 갤로퍼와 전주공장 출신 유니버스가 이번에는 텐진에서 만났습니다.

 

따라오는 유니버스

 

노선버스가 아니라 관광차로 기억하는데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한참을 같이 가더군요.

 

미나텐진 사거리

 

텐진역 북쪽 미나텐진 건물이 보이는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니시도리로 진입하려 합니다.

 

화요일 오후에 또 다시 텐진에 오게 되었는데. 온 목적은 당연하게도 안 봐도 뻔하죠.

 

내 차로 메이드리밍

 

내 차를 타고 지나가는 익숙한 건물.

 

토요일에 주차했던 주차장에 주차를 하려고 보니 자리가 없습니다. 주변 다른 주차장도 만차고요. 그렇게 복잡한 니시도리를 한번 더 돌고 다음 블럭의 주차타워에 주차를 하러 들어가는데 짐니 한 대가 따라와서 굳이 옆에 주차를 하더랍니다.

 

고베 임시번호판 짐니

 

차에서 내리는데, 짐니에 타고 계신 분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시더군요.

렌터카도 아니고 임시번호판인데 한국사람이 타고 있으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어 한국분이세요? 하니까 한국사람이고, 한국 번호판을 달은 갤로퍼가 보여서 반가운 마음에 따라왔다고 합니다. 왜 임시번호판 짐니를 타고 계시냐 물어보니, 유학생인데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며 이삿짐으로 한국에 가져갈 목적으로 구입한 차량이라고 하시더군요.

 

일본 내 거주지는 도쿄 하치오지인데, 졸업에 맞춰 한국으로 돌아가며 가져갈 목적으로 짐니 신차를 구입해놓았고, 그 짐니를 하카타항에서 배에 태워 부산항으로 가져갈 목적으로 후쿠오카까지 왔다고 하시더랍니다. 일본에서도 인기가 좋아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짐니인데 그런 인기를 반영하듯 정식 수입이 되지 않는 한국에서도 5~6천만원대의 상당히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가져가서 상대적으로 쉬운 이삿짐으로 인증을 받고, 한국 번호판을 달고 마음껏 타다 팔아도 차값에 경비까지 빠지고 오히려 이득인 차량인 것이죠.

 

이런저런 이야기를 30분 넘게 나누고, 서로의 차를 구경합니다.

 

짐니

 

휠은 옵션으로 넣었는데, 오디오는 옵션은 어차피 한국에 가져가선 호환되지 않으니 넣지 않았다고 하네요.

 

지나가는 짐니만 봤지 짐니 실내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긴 처음이었습니다. 한국도 경차 사이즈에 이런 오프로드 타입의 SUV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요. 경차 선택의 폭이 넓은 일본이 내심 부럽기도 합니다.

 

접이식 2열은 매우 좁다

 

3도어 모델인지라 갤로퍼처럼 보조석 의자를 앞으로 밀고 타야하는데, 2열 좌석도 엄청 협소합니다.

 

트렁크 공간도 2열 좌석을 열어놓으면 엄청 좁고요. 2열 좌석을 접어도 그리 넓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진귀한 임시번호판 짐니 구경을 마치고 짐니 차주분과 헤어졌습니다. 아마 지금쯤 이 짐니는 인증을 마치고 한국 번호판을 달고 한반도 어딘가에 주차되어 있겠지요. 짐니 차주분도 인턴 활동을 위해 다시 일본에 들어온다고 하셨는데, 여러모로 좋은 일만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메이도리민

 

평일 오후부터 마감타임까지 있었는데 손님도 많지 않고 딱 좋았습니다.

 

토요일이랑 라인업이 한명도 겹치지 않았고, 갈때마다 출근이 겹치지 않아 오랜만에 보는 메이드도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견습 메이드의 뭔가 무미건조하고 쿨한 모습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기도 했고요.

 

대충 체키 찍고 퇴각

 

라이브 리스트에 K-POP을 열심히 늘려나가는 이쵸쟝으로 라이브 열심히 태우고 체키까지 찍고 나왔습니다.

애초에 이 곳에 빠지게 된 메이드는 지난번에 그만뒀지만, 이젠 이쵸쟝 보러 다닐려구요. 

 

이날 기준 3주 전에 사레루인지 사세루인지 정확하진 않은 혼잣말을 듣고 괜히 바쁜데 라이브를 시켜서 미안했었는데, 그 얘기를 하니 오히려 미안해 하네요. 사레루인지 사세루인지 분명히 들었는데 혼잣말을 하지 않았다고 하며 오히려 내가 그걸 괜히 시킨게 아닌가 걱정했다 하니 미안하다고 하는데 진실은 본인만이 알겠죠.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팬서비스도 더 좋아졌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얘기하는데 작년에 있었던 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더군요. 뭐 여튼 그랬습니다.

 

본래 목적은 메이드리밍을 나가기 전에 후쿠오카나 못해도 기타큐슈 근처에 숙소를 잡으려 했습니다만 후쿠오카 근처 숙소가 죄다 비싸네요. 기타큐슈 고쿠라 근교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시모노세키에 4000엔대에 조식도 주는 저렴한 숙소가 있어서 예상보다 일찍 간몬교를 건너기로 합니다.

 

간몬교

 

후쿠오카에서 시모노세키까지 대략 한 시간 조금 더 걸렸습니다.

 

그래서 본래 예정대로라면 일본에서의 마지막날 일정을 기타큐슈에서 점심을 먹고 느지막에 시모노세키로 들어가려 했었습니다만, 야마구치 일대를 돌아보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숙소에 들어오니 11시

 

숙소에 들어오니 밤 11시. 대욕장에 가서 씻고 어쩌고 하니 12시가 다 됐습니다.

 

그렇게 일본땅에서의 마지막날 밤을 보냈습니다. 8부에서 8일차 이야기로 다시 뵙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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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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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지난 5월에 창녕에 갔을 때 보고 왔었던 차량 석대를 함께 다뤄볼까 합니다.

 

시간이 날 때 올려야지 했다가 벌써 4개월 이상이 흘러버렸네요. 경남 북부지방의 창녕군은 세계자연유산인 우포늪을 제외하면 딱히 알려진 게 있나 싶은 인구 5.5만 명 수준의 평범한 시골동네입니다만, 마산/창원과 대구 사이에 끼어있는 동네라 반은 대구생활권, 반은 창원 생활권인 그런 동네입니다.

 

대구와 창원 사이에 끼어있기에 1977년 개통된 구마고속도로가 창녕을 남북으로 관통하며 동네 규모대비 고속도로도 빨리 개통된 편에 속합니다. 그리고 지역 규모 대비 박원순, 홍준표, 박영선 같은 이름만 들어도 다 알고 있는 유력 정치인들도 상당수 배출해 냈습니다.

 

오늘은 창녕에서도 오래된 차량 세 대가 함께 있던 자리에 다녀온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1995 HYUNDAI PORTER / 1995 HYUNDAI GRACE / 1992 HYUNDAI PORTER

 

95년 11월 등록된 중신형 포터와 95년 12월 최초등록된 그레이스

그리고 92년 2월에 등록된 각포터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 세대가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미 이 차량들의 존재를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더군요.

 

1995 HYUNDAI PORTER

 

먼저 95년 11월에 최초등록된 포터입니다.

'경남 8'로 시작하는 지역번호판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각포터의 부분변경 모델로 93년부터 96년 뉴포터로 세대가 교체되기 전까지 판매되었던 중신형 포터입니다. 그래도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드문드문 보이던 차량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수출길에 오르거나 중국발 미세먼지에는 침묵하고 모든 원인을 석탄화력발전소와 5등급 노후경유차로 규정했던 이전 정권 시절에 조기폐차라 쓰고 적폐청산이라 읽는 행위로 얼마 남지 않았던 개체마저 모두 사라져서 이렇게 어쩌다 한 번 볼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1995 HYUNDAI PORTER

 

30년 넘는 세월을 보내며 여기저기 바둑이 같은 모습이지만, 그래도 온전히 살아있었습니다.

 

칠이 바래고 중간에 새로 칠을 했던 자리와 색이 달라지며 바둑이 같은 상태가 되었겠지요.

 

출고 바코드의 흔적

 

판독이 가능하진 않았지만 출고 바코드의 흔적도 남아있었습니다.

 

초장축 슈퍼캡

 

당시 출시된 지 얼마 안 됐던 초장축 적재함이 달려있었습니다.

 

지금은 사실상 초장축이 기본사양으로 판매되는데, 적재함 날개의 고리 개수로 초장축과 장축을 구분합니다. 고리가 7개 초장축 적재함이 맞지요. 당시에도 적재함 골바닥에 얇은 함석을 대는 차바닥 시공을 했던 차량들이 다수였는데 차바닥 역시 그냥 골바닥 상태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실내

 

39년 넘는 세월을 보내왔음에도 꽤나 준수한 실내 상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딱히 깨지거나 찢어진 부분도 ㅇ벗이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그리고 시트까지 온전한 상태였네요.

 

데칼

 

측면 도어에 붙은 데칼 역시 훼손과 색 빠짐은 있었지만 온전히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남색이 빠지며 약간 시뻘건 빛을 내기도 하네요. 당시 포터는 이렇게 데칼에 슈퍼캡 더블캡 등의 캡 종류가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일반캡만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요.

 

휠타이어

 

락카칠의 흔적도 보이긴 하지만 온전한 휠과 오래된 타이어도 문제없이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OO자리가 타이어 모양인 한국타이어 구 로고도 오랜만에 보네요.

 

확실히 많이 타지 않은 차는 맞는 것 같다

 

먼지에 가려져 계기판의 적산거리는 볼 수 없었지만..

 

우레탄 재질의 핸들의 자잘한 무늬가 닳지 않은 모습으로 얼마 타지 않은 차량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초장축

 

뉴포터 출시 직전 차량들에서 볼 수 있던 초장축 스티커도 잘 붙어있군요.

 

바래고 찍힌 부분들도 있긴 하지만 뒤 발판 고무까지도 문제없이 다 붙어있었습니다. 자동차검사 역시 여유로운 편인 정기검사 지역이고, 큰 문제가 없다면 앞으로도 오랜 세월 생존하겠지요. 부디 오랜 세월 그 모습을 간직하며 살아남길 기원하겠습니다.

 

다음은 그 뒤에 세워져 있었던 그레이스입니다.

 

1995 HYUNDAI GRACE

 

95년 12월 등록 그레이스인데, 번호판은 96년 이후 두 자리 지역번호판이네요.

 

이 사하라 레드 컬러의 그레이스 예전에 한 번 봤던 기억이 있지요. 엑센트에 적용되었던 컬러가 잠시 그레이스에 적용되었는데 무채색과 어두운 색을 선호하는 특성상 당연하게도 판매량이 많았던 색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30년의 세월이 흐른 2020년대에 두 번째 목격이네요.

 

 

[목격] 1995 현대 뉴 그레이스 (1995 HYUNDAI NEW GRACE)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던 그레이스입니다. 당시 현대차가 다 그러했듯 미쓰비시와의 기술제휴로 탄생했던 차량입니다. 출시 당시 최신형 모델이던 3세대 델리카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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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에 목격했던 차량은 포승 근처에서 가끔 보인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 차량에 비하면 클리어는 다 벗겨지고 색도 많이 바래서 상태는 그럭저럭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엑센트에 적용되었던 사하라 레드 컬러의 그레이스는 상당히 귀하기에 목격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상당하다 여겨집니다.

 

바랜 바코드

 

역시 앞의 포터처럼 30년 넘는 세월을 버텨왔기에 바코드 역시 흔적만 남아있었습니다.

 

이 바코드를 제거하라고들 얘기하고 실제 제거하는 경우도 있는데, 요즘 차량들이야 유리창에 붙어 나오지만 도장면에 붙어 나오는 예전 차량들의 경우 교체나 도색이 없었음을 이 바코드가 붙어있는 흔적으로 파악하기도 합니다.

 

Grand Saloon

 

Grand Saloon

 

그레이스의 최고급 사양인 그랜드 살롱입니다. 이미 전면부의 안개등으로 눈치 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투톤 컬러 바디에 안개등과 알루미늄 휠이 최고사양인 그랜드살롱만이 가질 수 있는 익스테리어 요소였습니다. 스타렉스의 출시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봉고차라 불리는 이런 원박스형 승합차들이 지금의 미니밴과 비슷한 역할을 했었기에 당시 레저용으로 이런 승합차를 출고하는 사람들이 주로 최고사양을 택했었지요.

 

알루미늄 휠

 

특유의 바람개비 모양의 14인치 알루미늄 휠입니다.

 

분진이 남아있어 조금 더럽긴 하지만 특유의 바람개비 형태는 큰 데미지 없이 남아있었습니다. 지금은 경차도 깡통으로나 14인치 휠이 끼워져 나오는 시대인데, 30년 전 당시만 하더라도 14인치 알루미늄 휠은 최고사양의 상징이었습니다.

 

수리의 흔적

 

측면은 한 번 판금을 했었는지 퍼티가 들고일어나서 깨지고 있었습니다.

 

30년 넘는 세월을 버티며 한 번쯤은 수리를 하긴 했었겠지요. 외판이 찌그러져서 판금을 했었고 세월이 흐르며 부식이 생기고 퍼티가 깨지며 이런 상태가 된 것 같았습니다.

 

12인승

 

3-3-3(접이식1)-3 배열의 12인승 차량이었습니다. 4열 시트는 접혀있었네요.

 

15인승 롱바디 모델은 '투어'라는 트림으로 판매되었고, 일반 승합 모델은 3열에 접이식 의자를 포함한 3-3-3-3 배열의 12인승 모델과 3인승 시트가 하나 빠진 9인승 모델로 판매되었습니다. 

 

혼캡을 갈아끼운 흔적

 

혼캡이 중간에 고장 났었는지 교체하여 색이 조금 다르네요.

 

갤로퍼도 그렇고 포터 그레이스를 비롯하여 90년대 초반 현대차들이 고만고만한 핸들을 사용하며 같은 고질병을 지녔던지라 혼캡이 교체된 차량들이 많습니다. 다른 형태의 핸들을 가진 엑셀도 비슷한 문제로 혼캡을 교체한 경우가 있더군요. 애초에 그레이스야 타원형 현대 로고가 들어간 혼캡이 적용되었지만, 현대정공에서 생산했던 갤로퍼의 경우 같은 핸들이지만 타원형 로고가 아니라 HYUNDAI 레터링이기에 작년에 꾸역꾸역 살려냈었던 기억이 나네요.

 

 

구형 갤로퍼 혼캡(혼스위치) 수리

약 2주 전 주말에 일본에 가 있었는데 차고에 넣어놓았던 갤로퍼의 경적이 제멋대로 울려서 배터리 - 단자를 빼놓았다는 얘기를 뒤늦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간 날 때 수리를 해야지 마음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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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하다

 

코너범퍼도 성한 곳이 없었고, 도장을 하지 않은 자리들은 클리어가 날아가 있었습니다.

 

물건을 싣고 내리며 생긴 작은 상처들과 그걸 가리기 위한 덧칠 그리고 제치 도장의 클리어가 벗겨져 나가며 보이는 흔적들까지 조금은 지저분했지만 몰딩도 잘 붙어있고, 제치임을 증명하듯 측면의 그랜드 살롱 레터링 역시 제대로 붙어있었네요.

 

미닫이 유리의 몰딩 상태

 

세월이 세월인지라 미닫이 유리의 몰딩도 다 끊어지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이런 형태의 미닫이 유리가 적용되는 차량도 버스의 일부 사양을 제외하면 거의 없고 현역으로 꽤 돌아다니던 시절에도 유리 몰딩이 경화되어 끊어지는 모습은 딱히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만, 이 그레이로 처음 보네요.

 

레자시트가 벗겨지고 있다.

 

앞의 포터와 달리 인조가죽 시트커버를 씌워놓았는데, 운전석과 조수석의 커버가 벗겨지고 있었습니다.

 

30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앞 포터보다 최초등록일이 조금 늦은 차량이지만 포터에 비하면 조금은 험한 상태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큰 이변이 없는 이상 포터와 함께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겠죠. 별 탈 없이 그 자리를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이 그레이스 뒤에 있었던 각-포터입니다.

 

1992 HYUNDAI PORTER

 

92년 2월 최초등록. '경남 7 루' 지역번호판과 함께 생존한 흔치 않은 일반캡 각포터입니다.

살아남은 차량도 거의 없는 각포터인데, 무려 일반캡이니 상당히 귀한 차량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1986년부터 93년 부분변경 이전까지 생산되었던 각포터로만 따지자면 후기형 모델입니다.

 

운전석 뒤에 공간이 없는 일반캡 혹은 표준캡 모델과 작은 공간과 쪽창이 있는 슈퍼캡 혹은 킹캡. 그리고 승객이 탈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더블캡 모델이 존재했습니다만, 예나 지금이나 한국에서는 운전석 뒤로 작은 공간이 있는 슈퍼캡이 대중적입니다. 적재함 길이를 조금 포기하더라도 실내공간이 조금 더 넓은 슈퍼캡이 중고차 수출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인기가 좋습니다.

 

2008년식이지만 제 폐지수집용 칠성사이다 포터도 그렇고 그럼에도 이렇게 일반캡을 출고하는 경우가 종종 보입니다. 일반캡의 적재함 길이가 조금 더 길기 때문이죠.

 

초장축 적재함

 

지금 판매되는 1톤 트럭의 경우 같은 초장축 적재함이라도 일반캡/표준캡의 적재함 길이가 더 깁니다만..

 

이 시절만 하더라도 지금의 슈퍼캡/킹캡의 초장축 적재함과 동일한 길이의 초장축 적재함이 적용되었습니다. 먼저 봤던 95년식 슈퍼캡 포터에 초장축 적재함 스티커가 자랑스럽게 붙어있던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일반캡/표준캡 사양용 적재함을 슈퍼캡에 적용했다는 이유에서 말이죠.

 

여튼 적재함 날개의 고리가 7개라 앞서 봤던 95년식 차량과 동일한 적재함입니다. 지금 나오는 일반캡 초장축 차량의 경우 적재함이 조금 더 길어져서 고리가 8개 들어갑니다.

 

연료탱크

 

찌그러짐 없이 연로탱크도 잘 살아있었습니다.

 

부분변경 모델인 95년식 차량과 동일한 연료탱크입니다. 구형 차량들이 다 그렇듯 반을 접합한 형태입니다.

 

스티커는 다 바랬다.

 

이 차량은 아까 봤던 95년식 차량과 달리 함석 차바닥 시공이 되어있네요.

 

다만 뒤 발판의 경우 쇠파이프를 용접하여 더 튼튼하고 길게 작업되어 있었습니다. 적재함 문짝의 형상만 다를 뿐 사실상 테일램프도 레터링 스티커도 동일합니다.

 

빌바랜 레터링 스티커

 

누렇게 변색된 테일램프와 35년 가까운 세월을 버티며 흔적만 남게 된 스티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도 덧칠을 좀 해주셨는지 드문드문 바랜 자리 주변으로 칠이 흘러내린 흔적이 보이는군요. 이렇게 보니 마치 수채화를 보는 느낌과도 비슷합니다.

 

포터 - 전착도장적재함

 

부분변경된 93년형 이후 차량들에도 한글로된 스티커가 붙어있긴 했었죠.

 

다만 부분변경 이전 각포터는 사각형 타입의 스티커였고, 부분변경 이후 모델엔 타원형 스티커가 붙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이야 중장년층 및 노년층도 간단한 영어는 읽을줄 알고 촌스럽게 느껴진다고 차량에 붙는 한글 레터링 자체가 사라졌지만, 이 시절만 하도 큼지막하게 한글로 차량의 이름이 붙어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 와이드봉고도 그렇고 포터도 마찬가지로 전착도장 적재함임을 알리는 스티커도 붙어있었습니다. 스티커는 사라져지만 흔적만은 선명하게 남아있네요.

 

스페어 타이어

 

스페어타이어의 모습도 보입니다.

 

전륜용 타이어도 한 번 사용했던 것 같고, 후륜용 타이어 역시 사용하다 트래드가 뜯겨나가 교체하고 걸어놓은 흔적이 보이는군요.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가 대중화된 지금은 공차중량만 늘어나고 사용 빈도도 적어진 스페어 타이어 대신에 LPG 탱크가 들어갑니다.

 

동일한 휠과 휠캡

 

부분변경 모델과 동일한 사이즈의 휠과 휠캡.

 

타이어는 금호타이어의 솔루스 4VAN KL15. 역시 은색 락카로 휠을 덧칠했던 흔적이 타이어에도 남아있습니다. 최소 20년은 묵은 타이어겠지요.

 

덧칠과 특유의 문짝

 

덧칠이 된 부분도 녹이 올라오는 부분도 보이지만 특유의 문짝 도색도 잘 살아있습니다.

 

한 번 판금을 했었는지 속에서 녹이 올라와서 퍼티가 깨진 부분에 덧칠을 했던 흔적도 보이고요. 문짝의 경우 제치로 보이지만 세월이 흐르며 칠이 바래며 녹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시절 미쓰비시 차량들의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했던 현대 트럭에서도 공통적으로 볼 수 있던 특유의 문짝 도색은 잘 살아있네요.

 

깔끔한 실내

 

인조가죽 시트커버가 씌워져 있지만 운전석 방석에만 벗겨져 있네요.

그걸 제외하고 봐도 도어트림도 그렇고 그레이스보다 실내 상태는 더 좋아보였습니다.

 

주행거리는 11.3만km. 33년 넘는 세월을 버틴 차량 치곤 그냥 세워뒀다고 보는 것이 맞을 수준의 주행거리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리스토어라 쓰고 빈티지룩 튜닝카를 만드는 사람들이 환장하고 주워가는 델리카와 동일한 특유의 핸들 역시 세월의 흔적으로 다 삭았지만 그대로 남아있고요.

 

후기형 다운 플로어 타입 기어

 

현행 포터2는 일반캡이더라도 공간이 좀 있습니다만, 이 시절 일반캡은 운전석 뒤 공간이 그냥 없었네요.

이 차량은 후기형. 당연하게도 익숙한 플로어 타입 기어가 적용되었습니다.

 

자동변속기가 기본화된 근래들어서 현대차도 기어가 핸들 뒤에 자리잡는 추세입니다만, 86~90년형 포터만 하더라도 칼럼 시프트 방식의 기어가 적용되었습니다.

 

그래도 파워윈도우는 존재

 

시골에 남은 구닥다리 트럭이라고 닭다리로 창문을 돌려서 내릴 줄 알았다면 큰 오산입니다.

 

그래도 당시 고급 옵션이던 파워윈도우까지 적용된 고급형 차량입니다.

 

PORTER

 

쏘나타도 그랜저도 그레이스도 이런 무미건조한 레터링을 사용했었죠.

 

위에서 봤다시피 이런 각진 레터링은 부분변경을 거치며 사라지긴 했지만, 그 시절 차량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1992 HYUNDAI PORTER

 

철제 범퍼도 녹슬고, 방향지시등 램프도 변색되어 누렇게 변했지만 그래도 살아있습니다.

 

30년 넘는 세월 그 자리를 지켜왔던 세 차량이 앞으로 얼마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규제가 덜한 중소도시인지라 앞으로도 큰 문제만 없다면 오랜 세월 생존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부디 오랜 세월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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