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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일기는 2000년 여름 작성했던 그림일기입니다. 말이 그림일기지 형편없는 그림실력에 사실상 그림은 없다 봐도 될 수준이지요. 제목에서 보다시피 논산에 가게 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먼저 일기의 배경부터 설명을 드리자면 제 외가는 논산입니다. 2000년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고 그 이후에도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엄마를 따라 논산에 자주 갔었습니다. 이날의 일기 역시 그렇게 외할아버지께서 살고 계시던 논산에 갔던 일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2000년 8월 5일 토요일 제목 : 논산가기
2000년 8월 5일 토요일 제목 : 논산가기

 

제목 : 논산가기
논산 갈 때 버스를 탔다. 그리고 차가 밀렸다. 그리고 차에서 내린다고 말했다.
공주에서 내렸다. 그리고 표를 가졌다. 표를 찍었다. (검표하며 반을 찢었다는 이야기로 추정)
버스를 탔다. 그리고 논산에서 내렸다.
아기돼지를 봤고 동생은 개구리에 물을 뿌렸다.
외할머니가 안계신 외갓집에 가면서 엄마는 마음이 찹찹하구나..
엄마의 마음처럼 차들은 자꾸 밀리고.....
외할머니 안계신 빈자리 외할아버지에게 잘해드리자 정수야!

 

하루 일기에 주말 이틀간의 논산에서 있었던 일이 복합적으로 기록된 느낌입니다. 이 시절에는 고속도로가 개통되지 않아 대전까지 가는 완행버스가 약 두시간마다 다니던 시절로 기억됩니다. 작은 면소재지의 정류소를 제외한 버스가 정차하는 터미널만 놓고 따져도 태안이나 서산에서 출발하여 당진-합덕-예산-유구-공주-유성-서대전터미널까지 가던 완행버스였습니다.

 

이후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당진 서산 태안발 고속버스로 전환되고 시외 완행노선은 하루에 왕복 각 1회 운행하는 수준으로만 남아있네요. 동대전발 유성터미널만 경유하고 고속도로를 거친 뒤 합덕부터 태안까지 완행으로 움직이는 시외노선도 생겨나긴 했습니다. 여튼 당시 논산에 가려면 공주터미널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갔어야만 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오래걸리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나이먹고 똑같이 완행버스를 타보니 공주에서 예산 넘어오는데만 한시간 이상이 소요되니 지루해서 미치겠더군요. 

 

아마 집에서 출발이 늦어서 그랬던건지 어두컴컴해진 저녁에 논산에 도착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논산터미널에서 걸어서 약 10분거리에 외갓집이 있었습니다. 터미널에서 논산오거리를 거쳐 들어가는 길은 시장이라 볼거리도 좀 있었고요. 당시 어떤 이유에서 외갓집을 찾았는지 기억나지는 않습니다만, 형 누나들도 있었고 이모와 외삼촌들도 여럿 계셨었네요. 

 

그 외에도 밤새 고스톱 판이 벌어졌던것으로 기억납니다. 옆에서 고스톱을 가르쳐 준다고 해서 형 누나들과 화투를 쳤던 기억도 있네요. 돼지 얘기는 아마 다음날 아침 돈사를 운영하시던 큰외삼촌댁에 가서 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로 가면 주변에서 자생하는 나물같은 먹거리를 얻어오곤 했는데 역시 어떤 이유에서 방문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작년 여름에 외할아버지께서 영면하셨습니다. 곧 1주기가 다가옵니다만, 20년 전 할머니가 계시지 않는 친정집을 찾던 엄마의 심정은 요 근래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여 할아버지 제사에 가지 못할까봐 비슷하게 느끼고 계실겁니다. 저 역시 20여년 전 일기처럼 찹찹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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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에 검정색 젠트라 3도어가 있다는 얘기는 이전에 들었는데 실제로 보기는 처음입니다.

 

칼로스 3도어 포함해서 1000대 이하로 판매되었던 매우 귀한 차량입니다. 일반적인 5도어 해치백과 큰 차이가 없어 측면을 유심히 보지 않는 이상 3도어인지 5도어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주말 지나던 길에 세워진 검정색 3도어 오토 차량을 보고 친구와 함께 앞뒤로 세워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GMDAT GENTRA X 1.6 3DR

검정색 3도어 차량 앞뒤로 빨간색과 파란색 젠트라X 3도어를 주차합니다.

 

빨검파 젠트라가 3도어가 나란히 세워져 있습니다. 사실상 코로나로 동호회 모임도 없는 상황에서 두대 이상의 젠트라X를 나란히 세워보기는 처음이네요. 5도어랑도 같이 세워본 적 없습니다. 마치 간소한 벙개에 나온 기분도 드네요.

 

셋 다 대우마크에 순정 15인치 휠

모두 대우엠블럼에 GENTRA X 레터링과 CDX16 레터링이 붙어있습니다.

휠도 15인치 순정 알루미늄휠로 동일하네요.

 

색만 다르고 다른건 다 똑같습니다. 자세히 따지고 보자면 조금은 다를지 모르겠지만요. 

 

범퍼 긁힌거 말곤 준수하다.

검정색 젠트라 3도어의 상태는 그럭저럭 준수했습니다.

범퍼가 좀 긁힌거 말곤 딱히 큰 흠집도 없네요.

 

이전 차주중에 누군가가 동호회 활동을 했었는지 숏안테나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애초에 뒤에 타고 내리기 불편한 3도어를 어느정도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출고하지도 중고로 구입하지도 않았을테니 말이죠. 지금 이 차를 타는 차주분은 매우 귀한 차량이라는 사실을 알고 구입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최초등록은 08년 3월이네요. 빨간차와 파란차는 08년 6월에 대량으로 찍어내던 시절 생산된 차량인데 09년형 출시와 함께 칼로스 3도어가 젠트라로 페이스리프트를 막 거치던 생산 초기에 나온 차량으로 보입니다.

 

오토다.

오토네요. 오토에 썬루프까지 있습니다.

 

핸들리모콘은 없는것으로 보아 ABS가 존재한다면 제 차와 변속기만 다르고 동일한 옵션이 선택된 차량입니다. ABS 적용 여부는 본넷을 열어 모듈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는 이상 확인이 어렵습니다. 차주분이 계셔 본넷을 열어달라 부탁이라도 할 수 있는 상황이면 모를까 지금 이 상태로는 확인이 불가합니다.

 

뒷문이 없는 3도어

같은 차를 타는 입장에서 딱히 특별하게 느껴지는건 없었습니다.

 

애초에 차량 개체수가 매우 적어 같은 차를 목격하는 일 자체가 행운처럼 느껴집니다. 얼마 팔리지 않았지만, 그 중 폐차되거나 수출길에 오른 차량들도 있어 실제 돌아다니는 차량은 칼로스와 젠트라를 모두 포함한 3도어 차량의 판매대수에서 약 절반 수준만 남아있지 않나 싶습니다.

 

1년에 서너대 수준의 매물이 나오긴 합니다만, 금방 판매됩니다.

 

짧은 만남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이동합니다.

차량의 위치가 자주 바뀌는것으로 보아 매일같이 운행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다음에는 차주분을 뵙고싶어집니다. 남들은 일개 대우 똥차에 무슨 의미부여를 하냐 하며 정작 구입조차 할 수 없는 수억원을 호가하는 비싼 차량들에만 관심을 가집니다만 저는 애초에 서민인지라 비싼차에는 그닥 관심이 없습니다. 물론 그런 차들도 일을 하며 자주 접하고 타게되니 좆문가급 견해를 가지고 설명해줄 수준은 됩니다만, 이런 대중적이고 편한 차가 좋습니다.

 

성능이 월등하게 뛰어난 차도 아니고 그저 해치백에 문짝만 세개 달린 얼마 팔리지 않아 귀한 차량입니다만, 그저 우연히 동지를 봐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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