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8/12~13 후쿠오카,다자이후 여행기 (4) R&B 호텔 하카타 에키마에 다이치(R&Bホテル博多駅前第1), 텐

2024.09.29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8/12~13 후쿠오카,다자이후 여행기 (3) 우미노나카미치 해변공원(海の中道海浜公園), 동물의 숲(動物の森) 8/12~13 후쿠오카,다자이후 여행기 (3) 우미노나카미

www.tisdory.com

 

2일 차 시작과 함께 다자이후로 향했습니다.

 

오봉 연휴였던지라 하카타 버스터미널은 사람들로 붐볐고, 그 인파를 뚫고 다자이후행 버스 탑승 대기열에 줄을 섰습니다. 지난해 8월 오봉 연휴에 후쿠오카에 왔을 때 역시 다자이후에 갔었고 이번 오봉 연휴에도 다자이후에 가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신사인 다자이후 텐만구가 있어 항상 붐비는 곳인데, 이번에는 다자이후의 대표 관광지인 텐만구 대신 다른 신사에 가보려 다자이후행을 택했습니다.

 

다자이후행

 

다자이후행 버스를 기다립니다.

 

후쿠오카공항 국제선 터미널행 줄과 다자이후행 버스 줄이 따로 나뉘어 있습니다. 물론 다자이후행 버스 역시 후쿠오카공항 국제선 터미널을 경유하여 다자이후로 향합니다만, 공항에서 다자이후로 가는 승객만 태울 뿐이지 구간영업은 하지 않습니다.

 

다자이후행 버스 승차

 

다자이후행 버스에 승차했습니다.

 

티켓을 발권하여 타도 됩니다만, IC 교통카드가 있으면 따로 티켓 발권 없이 교통카드를 찍고 타고 찍고 내리면 알아서 결제됩니다. 예전에 만들어 놓은 파스모 교통카드를 애플페이에 이식한 뒤 일본에 갈 때마다 잘 쓰고 있습니다.

 

연휴라 정체

 

통상 텐진에서 다자이후까지 그리 먼 거리가 아니라 40여분이면 도착합니다만, 두 배 가까이 걸렸습니다.

 

도시고속도로를 통해 후쿠오카를 빠져나가는 차들이 많아 정체가 생기더군요. 작년 오봉 연휴에도 연휴라고 차가 밀려서 한참 걸렸었는데 그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다자이후 도착

 

어쨌거나 다자이후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하차합니다. 다자이후역 앞 버스센터에서 하차하면 바로 좌측에 이치란 라멘 다자이후산도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항상 줄이 길게 서있어서 어디 가서 기다리는 걸 제일 싫어하는 성향상 지나치던 곳이었는데 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 이치란라멘 대기줄에 서보기로 합니다.

 

이치란 다자이후산도점(一蘭 太宰府参道店)

 

이치란 다자이후산도점의 시그니처 메뉴. 합격라멘을 먹기 위한 줄입니다.

 

후쿠오카에서 시작하여 일본 전역으로 퍼진 돈코츠라멘 프랜차이즈 이치란은 항상 느끼지만 어디 가서 먹어도 별반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평범한 돈코츠라멘 맛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본점이고 어디고 밤이고 낮이고 대기줄이 없는 모습을 보지 못했을 정도로 항상 줄이 길게 서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긴 한데 대기하는 사람들 중 일본인들도 있지만 대만이나 한국인 관광객들의 비중도 꽤 컸습니다.

 

컵라면 봉지라면도 판매한다.

 

일본 전역의 어느 돈키호테를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이치란 컵라면과 봉지라면입니다.

 

긴 대기줄을 보고 식사를 포기하는 경우 대안으로 구입해서 집에 가서 끓여 먹어도 맛의 큰 차이는 없을 겁니다. 1년에 후쿠오카만 대여섯 번씩 다니는 제가 느끼기론 저 인스턴트 라멘이나 직접 매장에서 먹는 이치란 라멘이나 그렇게 생각됩니다.

 

주문용지

 

대기하며 주문용지를 작성합니다.

 

직원이 대기열 맨 앞사람에게 이 주문용지를 건네주면 주문용지를 작성한 뒤 뒷사람에게 계속 넘겨주는 방식입니다. 라멘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조합하여 원하는 맛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점선 표시가 되어있는 항목이 추천값인데 마늘만 한쪽 다 넣었네요. 마늘향이 좀 더 느껴지는 수준이었습니다.

 

합격세트 합격라멘

 

합격세트는 1410엔. 합격라멘은 980엔입니다.

 

딱히 배가 고프지는 않았던지라 세트까지는 그렇고 합격라멘에 차슈만 추가하여 먹기로 합니다. 카드결제는 불가하며 현금결제만 가능합니다. 자동판매기에 현금을 넣고 티켓을 받습니다.

 

주문용지와 티켓

 

라멘 980엔. 차슈 260엔. 합계 1240엔.

 

줄이 평소 보던 수준보다 길지 않아 섰습니다만, 정확히 1시간 30분 소요되었습니다. 앞에 서있던 사람 한 명은 실신해서 이 일행은 티켓을 환불받아 돌아갔고요. 사람이 실신하니 직원들이 그제야 일회용 종이컵과 찬물이 담긴 주전자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줄이 길어지니 끊어버렸다.

 

제 뒤로도 줄이 저 끝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직원이 나와서 줄을 끊어버렸네요.

 

그럼에도 제 뒤로 약 20여 명 이상이 더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아마 저보다 한 시간 이상 더 기다려서 들어갔을 겁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렇게 줄 서서 먹을만한 맛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옆 가게들은 한산하다

 

이치란 옆에 우동집이 두 곳 있습니다만 이치란과 달리 한산합니다.

 

기다리다 보니 본격적인 점심시간에 도래하긴 했는데 옆의 우동집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두 가게가 모두 우동집이다 보니 서로 가게를 홍보하는 입간판을 세워두며 경쟁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이런 상황이라면 이치란을 기다려서 먹을 바에 차라리 한산한 우동집에 여유롭게 들어가서 식사를 할 겁니다.

 

드디어 문 앞

 

드디어 문 앞까지 왔습니다.

 

다 먹고 사람이 나온 뒤 자리가 정리되면 바로 직원이 들어오라고 불러줍니다. 그럼 문 앞의 공석안내판에 불이 들어온 자리에 가서 착석하면 됩니다.

 

착석

 

마치 독서실 자리 같은 느낌입니다.

 

착석하여 주문표와 티켓을 발 너머의 직원에게 건네줍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

 

아르바이트 스태프 대모집!

 

자리에 구인광고가 붙어있네요.

 

주 1일 1시간부터 근무 가능, 일당제도 가능, 교통비 1일 최대 500엔 지급, 사회보험 고용보험 완비, 유급휴가가 있음을 홍보합니다. 시급은 1000엔부터라고 하네요. 그냥 다 때려치우고 워홀비자나 받아서 라멘집 알바나 할까 순간 혹했었습니다.

 

추가주문 및 의견카드

 

추가주문 및 의견을 적어 낼 수 있는 종이와 종업원에게 보여주는 팻말이 존재합니다.

 

추가주문이나 직원에게 전할 말은 딱히 없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조금 기다리니 라멘이 나왔습니다.

 

합격라멘과 차슈

 

이치란 다자이후산도점의 시그니처 메뉴. 합격라멘이 나왔습니다.

 

일본어로 합격을 ごうかく라고 읽는데,  오각(ごかく), 59와 발음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합격이라 적혀있는 오각형 그릇에 59cm의 긴 면이 합격라멘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냥 학문의 신을 모시고 시험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의 참배객들이 많은 다자이후 텐만구 근처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충 이름만 붙인 것이 아니라 이런 요소까지 다자이후산도점에서만 먹을 수 있는 합격라멘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다 먹었다

 

다 먹었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 빨리 자리를 비워줍니다.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의 그릇과 59cm의 긴 면이 들어갔다 하더라도 맛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시험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라면 뭔가 기운을 얻고 갔을 텐데.. 딱히 이 시점에서 임박한 시험은 없었던지라, 그냥 먹고만 나왔습니다.

 

라멘으로 점심도 먹었고.. 이제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다음 목적지는 카마도(竈門) 신사입니다.

 

카마도신사 가기 위해서 언덕 고바위를 약 3km 걸어가야 합니다만, 100엔짜리 커뮤니티 버스가 상시 운행 중이라고 합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단거리 마을버스와 비슷한 개념의 버스인데 운임도 저렴하니 이 버스를 타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버스를 타고 넘어가기로 합니다.

 

버스 승강장은 역 맞은편에

 

커뮤니티버스 승강장은 다자이후역 바로 옆 후쿠오카은행 앞에 있습니다.

 

하차 시에는 다자이후역 안의 버스승강장에서 내려줍니다만, 승차는 저 정류장에서만 가능합니다. 커뮤니티 버스도 여러 노선이 있습니다만, 우치야마(内山)행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됩니다.

 

버스정류장

 

정식 명칭은 니시테츠 다자이후역 버스 정류장입니다.

 

조금 기다리면 버스가 도착합니다. 평일에는 배차간격이 40분까지 벌어지기도 합니다만, 주말에는 30분 내외로 나름 촘촘하게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버스 도착

 

이 커뮤니티 버스의 이름은 마호로바호(まほろば号)입니다.

 

마호로바(まほろば号)가 '좋은 곳'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98년부터 운행을 시작했던 다자이후시의 커뮤니티 버스는 신규 대차분으로 히노 폰쵸같은 카와이한 전기버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6호차는 2002년식 닛산디젤 스페이스러너 RN형이라고 하네요. 내구연한이 10년인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20년 넘은 버스입니다.

 

탑승

 

에어컨은 시원한데 맨 뒷자리에 타니 엔진음도 잡소리도 엄청납니다.

한국에선 영업용으로 십수 년 전에 사라진 아시아자동차 AM937을 타는 그런 느낌이네요.

 

그래도 10여 분만 올라가면 되니 참을 만은 했습니다.

 

도착

 

우치야마 종점에서 하차하면 바로 카마도 신사 진입로가 보입니다.

 

호만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이어지기에 등산복 차림의 등산객들도 드문드문 보이더군요.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대부분 신사로 향했고 버스는 잠시 대기한 뒤 다시 하행합니다.

 

도리이

 

신사의 입구임을 알리는 도리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삼국시대 말기인 664년에 지어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장소입니다. 일본 초대 천왕의 어머니인 타마요리히메를 모시는 이 신사는 예전부터 인연을 맺어주는 신사로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참배객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물론 텐만구에 비하면 한적하지만, 외딴 산기슭에 소재한 신사임에도 사람들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여름 신사 감성

 

여름 신사 감성을 제대로 만끽합니다.

 

계단을 조금만 타고 올라가면 됩니다.

 

도리이
풍경

 

바람이 불면 은은한 소리를 내는 풍경(風磬)이 걸린 길을 지나 또 계단을 올라갑니다.

 

도리이와 풍경에서 느껴지는 여름의 감성을 만끽하며 올라갔습니다.

 

카마도신사

 

손을 씻고 참배합니다.

 

'개 ㅈ같은 인간들좀 제발 꼬이지 않게 해주시고 초 카와이한 일녀 만나서 결혼하게 해주세요'라고 빌었습니다. 저런 소원을 빌고 동전을 던졌는데 막상 소원을 빌은 저 역시도 실현 가능성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에마

 

에마를 구경합니다.

 

이 신사가 연애신사 말고도 다른 의미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었는데, 카마도(竈門)가 귀멸의 칼날 주인공 가문의 성과 한자가 같습니다. 카마도 탄지로 카마도 네즈코의 그 카마도가 이 신사의 이름과 같은지라 비공식 귀멸의 칼날 성지가 되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귀멸의 칼날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그려놓은 에마가 많았습니다.

 

에마 구경

 

이런 에마 구경 역시 신사의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사무소

 

이 신사. 사무소가 꽤나 특이합니다.

 

지난 2013년에 재건축된 건물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 꽤나 이름을 날리는 건축가들이 참여했고 세계적인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벤치와 의자가 있다고 하는군요. 이 신사 사무소에 대한 리포트가 있어 퍼왔습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designdb.com/?menuno=1283&bbsno=2478&siteno=15&act=view&ztag=rO0ABXQAOTxjYWxsIHR5cGU9ImJvYXJkIiBubz0iOTkxIiBza2luPSJwaG90b19iYnNfMjAxOSI%2BPC9jYWxsPg%3D%3D

 

왔으니 기념품을 사가야죠. 여타 다른 신사처럼 에마도 있고 부적도 있고 한데 '인연의 실'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인연의 실

 

1500엔. 인연의 실을 구입했습니다.

 

팔찌처럼 차고 다니다 한국에 돌아왔는데 포장은 집에 남아있지만 이 실이 어디갔나 보이지 않네요. 다음에 가서 다시 사오던지 해야겠습니다.

 

대리석 벚꽃의 향연

 

대리석 재질의 벚꽃이 천장과 벽을 매우고 있었습니다.

 

조명이 켜진 저녁에 오면 또 다른 느낌이겠죠. 신사의 기품이 우아하게 느껴집니다.

 

이게 그 의자

 

테라스로 나가 특이하게 생긴 의자도 구경하고요.

 

산 중턱이지만 다자이후 시내가 내려다 보입니다. 주변이 죄다 단풍나무라 단풍철에 가면 꽤 아름다울것 같습니다.

 

하산

 

신사에서 내려오니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카와이한 폰쵸네요. 버스를 타고 다자이후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텐진으로 이동합니다.

 

다자이후역
후츠카이치행

 

마침 다자이후선 열차 출발시간도 임박했네요.

 

바로 후츠카이치행 열차를 타고 나갑니다. 그렇게 텐진에 가서 쇼핑을 좀 하다 메이도리민에 들어갔는데.. 그 이야기와 다음날 귀국까지 한번에 몰아서 완결을 내려 합니다. 6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오늘은 그간 드문드문 목격했었던 지역번호판 부착 차량들의 사진을 풀어보려 합니다.

 

올드카 목격담 취지에 아주 맞는 차량들은 아니지만, 전국번호판 도입 2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일부 영업용 차량도 전국번호판 도입 논의가 나오는 마당에 지역번호판이 부착된 차량들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번부터 지역번호판이 부착된 2000년대 차량들을 볼 때마다 사진을 촬영하여 기록으로 남겨놓고 있지요.

 

 

그간 목격했던 지역번호판 차량들

오늘은 요 근래 목격했던 지역번호판을 부착하고 있던 차량들의 사진을 한자리에 모아보았습니다. 2004년 1월부터 녹색 전국번호판이 발급되기 시작되었으니 전국번호판의 발급이 시작된 지도

www.tisdory.com

 

아직은 드문드문 보이지만 약 10여년이 지나면 이마저도 쉽게 보이지 않을 겁니다.

 

2002 KIA SORENTO

 

서해안고속도로 팔탄분기점 인근에서 목격했던 서울 지역번호판을 부착한 쏘렌토입니다.

2002년 11월 최초등록. 초기형 차량이네요.

 

스포티지의 후속 모델로 기획되었으나 현대의 기아자동차 인수 이후 스포티지보다 상위급 SUV로 출시되었던 1세대 쏘렌토는 2002년 2월 공개되어 상당한 인기를 자랑했던 차량입니다. 2009년 2세대 모델의 출시 전까지 7년간 판매되었고 최근까지도 도로 위에서 드문드문 볼 수 있었죠. 이 쏘렌토의 프레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프레임 바디의 플래그십 SUV가 모하비가 최근까지 판매되기도 했었습니다.

 

현대자동차 혈통의 A엔진이 최초로 적용되었던 신차였고 정말 지천에 널렸었지만 세월이 흐르고 2010년대 중후반 이후로는 관리가 잘 되지 않은 차량들이 많아 검은 매연을 미친듯이 내뿜고 다니던 모습을 더 많이 봤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1세대 쏘렌토 역시 미세먼지의 주범이자 환경적폐로 낙인찍힌 5등급 경유차라는 이유만로 조기폐차라 쓰고 적폐청산이라 읽는 행위로 상당수가 갈려나가게 되었고, 이 차량은 DPF를 장착하여 지금껏 살아남았네요.

 

서울 중랑구에서 발급된 지역번호판을 부착하고 2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부디 오랜 세월 살아남기를 기원합니다.

 

2003 HYUNDAI SANTA FE

 

다음은 서서울IC 인근에서 목격했던 부천 지역번호판을 부착한 싼타페입니다.

2003년 9월 최초등록. 역시나 DPF를 장착하여 살아남았습니다.

 

현재까지도 쏘렌토와 함께 국산 SUV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싼타페의 1세대 모델입니다. 쏘렌토와의 차이점이라면 국산 SUV 최초로 모노코크 바디가 채택되었고, 유선형 디자인이 적용되었다는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1세대 모델만 놓고 본다면 싼타페(SM)보다 쏘렌토(BL)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싼타페 역시 당시 기준 세련된 디자인과 프레임바디 대비 우수한 승차감으로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호평을 얻으며 불티나게 팔려나갔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초기에는 LPG 및 가솔린 모델이 판매되었고 디젤 모델은 2001년에 추가되었는데, 이후 디젤 모델이 판매량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며 LPG 모델은 단종되었습니다. 다만 그 시절 현대차가 그러하듯 부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2010년대 이후로는 부식 없는 싼타페를 본 기억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걸 봐선 말이죠. 미세먼지의 원인이 높은 산봉우리 같은 나라가 아니라 국내에 있다며 석탄화력발전소와 경유차를 적폐로 몰아가며 본격적으로 전국적인 조기폐차 붐이 불었던 시기에 DPF 장착 대신 조기폐차를 택한 차량들이 많았습니다. 차량 노후화와 조기폐차 붐이 겹쳐 상당수가 갈려나간 이후 보기 어려워 지기 시작했지요.

 

이 차량도 휠하우스 자리에 살짝 부식이 보이고 칠이 바랜 상태이긴 합니다만, DPF를 장착하고 상대적으로 준수한 상태로 21년 넘는 세월동안 도로를 누비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도로 위를 달릴지 모르겠지만, 부디 오랜 세월 살아남기를 기원합니다.

 

2002 HYUNDAI AVANTE XD

 

다음은 송악IC 인근에서 목격했던 인천 지역번호판을 부착한 아반떼 XD입니다.

2002년 12월 등록. XD 전기형으로만 따지자면 거의 끝물인 모델입니다.

 

부식과 덧칠의 흔적이 보이긴 합니다만, 인천 서구에서 발급된 번호판을 부착한 아반떼 XD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중형급 안전사양과 종전세대 모델 대비 직선이 강조된 디자인으로 2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준수한 디자인입니다. 당시 회사 사정도 좋지 못했고 도발적인 광고로 한참 시비를 걸어오던 경쟁차종 누비라의 판매량을 골로 보내버린 현대의 신차이자, 국내외에서 불티나게 팔렸던 차량 중 하나죠.

 

휠캡에 XD 로고나 현대 엠블럼 대신 월드컵 로고가 들어간 월드컵 에디션도 존재했었고, 스포티함이 강조된 5도어 모델과 전기형 후기형 포함하여 다양한 배기량의 엔진이 적용되기도 했었습니다. 역시 싼타페와 마찬가지로 그 시절 현대차가 다 그렇듯이 부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음에도 타국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자랑했기에 2010년대에 대부분 수출길에 올라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렇게 한국땅을 달리던 XD의 대부분은 완차 뿐만이 아니라 부품용으로 죄다 수출길에 올라 타국에서 제 2의 차생을 살고 있겠지요.

 

비슷한 시기 판매되었던 대부분의 XD들이 타국땅을 달리고 있는 시기에 아직 한국땅을 지키며 한국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일 역시 큰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부디 오랜 세월 살아남았으면 좋겠습니다.

 

2002 SsangYong NEW MUSSO 2.3

 

다음은 서서울ic 인근에서 목격했던 수원시 발급 지역번호판을 부착한 뉴 무쏘입니다.

2002년 7월 등록. 601엔진에 터보를 장착한 230SL로 보이네요.

 

93년 쌍용자동차에서 야심차게 출시했던 무쏘의 후기형 모델인 뉴 무쏘입니다. 벤츠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벤츠제 파워트레인을 사용했던 고급 SUV를 표방하던 차량이기도 했었죠. 렉스턴의 출시 이후 한 체급 내려오긴 했지만 말입니다. KGM으로 사명이 바뀐 현재도 일부 수출형 차량에 무쏘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무쏘라 하면 이 SUV를 연상하지요.

 

개인적으로 썩 좋아하는 차량은 아닙니다만, 오랜만에 보게 되어 사진으로 남겨놓았었습니다. 93년부터 05년까지 파생모델인 픽업트럭 무쏘 스포츠를 포함하여 꽤 오랜 세월 판매되었습니다만, 저감장치가 개발되지 않아 수도권의 경우 강도 높은 노후경유차의 운행규제를 시행하며 대부분 조기폐차로 갈려나갔습니다. 당대 경쟁차종인 갤로퍼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품수급이 용이하고 특유의 각진 디자인으로 리스토어라 쓰고 빈티지룩 튜닝카를 만드는 사람들이 붙어 차값을 천정부지로 올리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부품 수급이 어렵고 가격대가 비싼 무쏘의 경우 리스토어 열풍에서도 거리가 있어 후기형 차량들 마저도 중고차 매물도 이젠 거의 보이지 않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수도권 차적을 두고 있는 상태에서 저감장치 없이 돌아다니는 차들을 간혹 볼 수 있습니다. '높은 산봉우리 같은 나라'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관리제 기간에는 거의 타지 못한다고 봐도 무방하겠지만, 여름철에는 별다른 규제가 없으니 문제 없이 고속도로를 누비고 있었습니다.

 

서서울ic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수원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았습니다. 짧은 만남이었고 개인적으로 썩 좋아하는 차량은 아닌데다 저감장치의 장착조차 어려운 차량이라 오랜 세월 살아남기는 어렵겠지만 살아남는 그날까지 무탈히 달려줬으면 좋겠습니다.

 

1999 HYUNDAI EF SONATA 2.0 GOLD

 

다음은 오성IC 인근에서 폐차장 렉카에 견인되어 가던 충북 지역번호판을 부착한 EF쏘나타입니다.

1999년 9월 등록. 보은군에서 발급된 번호판에 차량 상태도 준수하게 보였으나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도장면에 광이 살아있고 육안상 부식조차 보이지 않았던 지역번호판이 부착된 EF 쏘나타. 미쓰비시의 파워트래인을 사용하며 완전한 기술독립을 이루진 못했지만 자체 개발 플랫폼을 사용했던 최초의 현대 중형차인 EF 쏘나타입니다. 승차감에서의 획기적인 개선과 더불어 산뜻한 베이지색 내장재와 곡선이 강조된 디자인은 당시 미취학 아동에서 갓 초등학교에 들어갔던 어린 제가 봐도 세련된 느낌이 강했었습니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던 다른 현대차들과 마찬가지로 부식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해 빠르게 도로 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부분변경 모델인 뉴 EF쏘나타 대비 판매기간이 길지 않았던지라 2010년대 이후로는 도로 위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었습니다. IMF 사태로 중형차보다 경제적인 경차가 더 많이 팔리던 시기이기도 했었고 판매기간도 짧았던 여파가 크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보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25년의 차생을 마치고 페차장으로 향하던 모습이라 정말 아쉬웠습니다. 함께 폐차장으로 향하는 올란도는 당시 자칭 미제 고오급차 특유의 보령밋션 문제 탓에 겨우 10년 남짓 타고 수리비 문제로 폐차를 하는 경우가 최근 상당히 잦은 편이라 그러려니 합니다만, CVT 출시 이전의 EF 쏘나타라면 부식을 제외하곤 그런 이슈는 없었고 육안상으로도 상당히 준수한 상태였기에 더욱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25년의 세월을 달렸던 EF 쏘나타가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지며 지역번호판이 부착된 차량 한대가 더 사라졌습니다만, 사진으로 남아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