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에 해당되는 글 283건

반응형

인구 3,500명 수준의 면소재지인 당진시 면천면은 당진시 안에서 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동네이기도 합니다. 1914년 일제의 부군면 통폐합으로 사라진 면천군의 소재지였는데 지금은 그저 시골 면소재지로 몰락해버리고 말았네요. 그럼에도 당진-영덕 고속도로의 첫 나들목인 면천 IC가 면소재지에서 3분 거리에 있어 교통편은 매우 편리합니다.

 

이러한 면천은 당진과 예산 서산을 비롯한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여름에 콩국수를 먹으러 가는 동네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어느 집이 맛있다는 취향이 다르니 사람들마다 의견이 갈리곤 합니다만, 지금은 흔적만 남은 옛 장터 근처로 콩국수를 파는 식당 서너 곳이 몰려있습니다. 옛 장터 근처가 아니고 면천면 소재지를 통틀어 콩국수를 파는 식당들이 두 곳 정도 더 있지만, 보통 면천으로 콩국수를 먹으러 간다 하면 옛 장터 근처로 가곤 합니다.

 

그러한 면천의 콩국수 식당 중 저는 어릴적부터 김가면옥만 다녀서 나이를 먹고도 김가면옥만 찾고 있습니다. 구전되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김가면옥이 원조라고 하네요. 합덕집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서 지금의 김가면옥으로 이름을 바꾸고 영업중이라 합니다.

 

면천 김가면옥

대략 90년대 중후반 양식으로 지어진 2층 건물이 김가면옥입니다.

 

2층은 가정집으로 활용하는듯 보이고, 이 건물 뒷편으로 오래된 가옥이 있는데 그곳에서 주로 음식을 준비하고 식당 건물 내 주방에서는 국수를 삶거나 칼국수를 끓이는 간단한 조리만 해서 손님에게 내놓는듯 보입니다.

 

하절기에는 콩국수로 유명한 식당이지만, 동절기에는 바지락칼국수로 유명한 식당입니다. 그럼에도 콩국수만 먹으러 왔었지 칼국수를 먹으러 온 일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전형적인 90년대 중후반 스타일

전형적인 90년대 중후반 스타일의 식당입니다.

 

오래된 거울과 오래된 위니아 에어컨. 그리고 90년대 중후반 유행했던 낡은 민트색 좌식상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며 도배와 장판만 새로 했을 뿐 그 시절 그 양식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물론 지금 보면 촌스럽고 투박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세기말 어느날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창틀도 마찬가지 90년대 스타일

요즘은 쉽게 볼 수 없는 90년대 중후반 스타일의 녹색 스테인레스 샷시입니다.

 

요즘은 PVC 샷시가 거의 대세가 되었죠. 그리고 이렇게 색이 들어간 스테인레스 샷시도 잘 사용되지 않스빈다. 딱 전형적인 90년대 중후반 지어진 건물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유리창의 스티커 역시 어릴적 보던 모습과 동일합니다. 오랜 세월을 버티며 떼어내기 힘들 수준으로 삭아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식별이 가능하니 그대로 놔두지 않나 싶습니다.

 

夏 콩국수 冬 칼국수

夏 콩국수 冬 칼국수

 

여름에는 콩국수를, 겨울에는 칼국수를 판매합니다. 4월부터 10월까지 콩국수를 판매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콩국수를 판매하는데 사장님께 물어보니 4월 중순부터 콩국수를 개시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칼국수를 먹을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보름정도 남았다는 얘기겠지요.

 

반찬

메뉴가 여름이고 겨울이고 하나뿐이니 그냥 자리에 앉으면 그대로 조리가 시작됩니다.

 

면만 삶아서 콩국물만 부어주면 끝나는 콩국수는 금방금방 나오지만, 이것저것 넣고 끌여야 하는 칼국수는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한참 걸리는 것도 아니고 조금 걸리는 수준인지라 충분히 기대릴 수 있는 수준이지요.

 

반찬은 깍두기와 배추겉절이. 그리고 매운맛을 내는 다대기와 청양고추가 나옵니다. 다대기와 청양고추는 취향에 따라 넣어 먹으면 됩니다. 저는 익은김치보다 겉절이를 좋아하는데 특히 겉절이가 맛있어 한번 더 리필해서 먹었습니다.

 

바지락칼국수와 밥

바지락칼국수와 밥이 나왔습니다. 밥은 따로 달라고 하니 잡곡밥을 조금 덜어서 주시네요.

 

육수에 애호박과 양파 그리고 바지락을 넣고 끓이다가 계란을 하나 풀어넣으면 완성입니다. 그 위에 김가루를 많이 뿌려놓았네요. 양은 보통이고, 국물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걸쭉한 국물이네요. 국수류의 국물도 취향에 따라 맑은 국물과 걸쭉한 국물을 좋아하는 부류가 나뉠텐데 저는 걸쭉한 국물을 좋아하는 부류입니다.

 

먹어보자

김가루를 국물에 잘 섞어 먹어보기로 합시다.

 

따로 먹는 방법이 있는건 아닙니다. 그냥 잘 섞어서 면과 국물을 먹어주면 됩니다.

 

칼국수 면 

맛있게 먹었습니다. 일부 식당들은 바지락칼국수라면서 건어물 바지락을 넣는데 생바지락이네요.

 

바지락 껍데기는 반찬통 옆 스테인레스 그릇에 따로 놓습니다. 다대기와 청양고추를 조금 넣고 겉절이와 함께 곁들여 국물까지 다 비웠습니다. 4월 중순 안으로 가서 먹지 않는다면 10월쯤에나 다시 맛을 볼 수 있는 칼국수입니다. 참고로 콩국수 면은 칼국수면이 아닌 중면이라 식감도 많이 다릅니다. 벚꽃이 지기 전 다시 가서 한번 더 먹고 와야겠습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비흡연자가 왜 담배 얘기냐고요? 최근 뉴트로 열풍이 불며 오만잡다한 물건이 이상한 콜라보로 등장하는 와중 오래된 담배가 옛 디자인으로 다시 발매했다는 소식에 소장차 구입을 했습니다.

 

1987년 당시 담배인삼공사에서는 새 담배의 이름을 공모했습니다. 그리고 한 고등학생이 88올림픽이 연상되어 응모했던 88이라는 이름이 채택되었습니다. 그 시절이 다 그랬듯이 88 서울올림픽과 별다른 관련이 없는 명칭에도 88이 들어가곤 했지요.

 

1988년부터 1995년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담배로 이름을 날렸고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출시되었고, 최후에는 88 라이트만이 살아남았습니다. 2011년 5월 장미와 함께 단종되었는데 단종 당시 가격은 1,900원. 보통의 담배값이 2,500원 하던 시절에도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었죠. 현재 판매되는 가격은 4,500원입니다.

 

KT&G 88 Returns

초기형 88 라이트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다시 탄생했습니다.

다만 니코틴과 타르의 함량은 0.9mg 8.5mg에서 0.3mg 3.0mg까지 낮췄습니다.

 

'라이트' ''같은 명칭의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라이트 대신 '리턴즈(Returns)'라는 부기명이 붙었습니다. 그 외에도 초기형 88과의 자잘한 차이점을 확인 할 수 있는데, 출시 당시 국산 담배 최초로 3중필터가 적용되었던 제품임을 알리는 'LOW TAR & NICOTINE TRIPLE FILTER' 문구 대신 기술의 발전으로 여과력이 더 좋은 이중필터를 사용하여 'ACTIVATED CARBON DUAL FILTER'라는 문구로 대체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팩에서 곽으로 변경되었고, 경고그림과 경고문구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타르 3.0mg 니코틴 0.30mg

88이라는 이름과 달리 타르와 니코틴의 함량은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지금 나오는 내수용 국산 담배의 최대 니코틴 타르 함량이 각 0.6mg와 6.0mg로 알고있는데, 가장 독한 국산 담배보다도 순한 담배가 되겠습니다. 그 외 패키지 구성은 다른 담배들이나 큰 차이는 없어보이네요.

 

위 아래

특유의 숭례문 로고와 SINCE 1987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고급 담배 취급은 아녔지만, 상당히 고급스럽게 느껴집니다. 저는 뭐 담배도 피우지 않고 나이가 많은것도 아니니 그냥 그렇게 느껴집니다만, 40대 이상 아저씨들에게는 어떤 느낌일지 궁굼하네요.

 

EIGHT EIGHT

속 포장지 역시 숭례문 로고와 EIGHT EIGHT 패턴이 반복됩니다.

 

당신의 흡연, 병드는 아이! 금연상담전화 1544-9030

 

7+6+7 구성

7+6+7 구성으로 20개비가 들어있습니다.

 

88 Returns

특유의 88 로고와 촌티나는 줄무늬는 담배꽁초를 줍다가 봤던 기억이 생생히 납니다.

 

그냥 평범하다

그냥 평범한 궐련이네요. 

 

필터 구멍

자세히 보면 필터에 작은 구멍들이 천공되어 있습니다.

 

필터에 구멍을 뚫어 흡입되는 유해물질을 낮춰주는 구조라는데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이 구멍을 막고 흡연을 하는지라 사실상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합니다.

 

끝까지 피워봄

옥상에 올라가 끝까지 피워봅니다.

비흡연자라 그런지 왜 씨발 이 역한걸 피우는지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끝까지 태워봤습니다. 맛이 어쩌고 뭐가 뭔소린지도 모르겠고, 미세먼지때문에 칼칼한 목이 더 칼칼해지고 손과 옷에 담배냄새가 밴 느낌입니다. 이게 어째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집중력을 높여줍니까. 역한 연기 탓에 졸음방지에는 효과적이겠네요. 흡연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느끼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비흡연자 입장에서는 이 역한 연기를 왜 좋다고 마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개봉한 한갑은 아무 흡연자에게나 선물해야겠습니다.

 

담배가 이렇게 해롭습니다.

필터까지 타는군요. 필터에는 누렇게 타르가 끼어있습니다.

필터를 거쳤어도 저렇게 누렇게 변하는데 그대로 들이마시는 간접흡연의 위험성을 다시 느껴봅니다.

 

어쩌다보니 소장용으로 구입한 담배 이야기가 산으로 가긴 했습니다만, 경각심을 확실히 느끼게 되는군요. 미개봉품은 소품으로 놔두고 개봉한 물건은 빨리 줘버리도록 합시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