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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있었던 일입니다.

 

고속도로 언덕을 올라가는데 갑자기 DPF 경고등과 엔진체크등이 깜빡이며 오류코드가 뜨더군요. 오류코드와 엔진체크등은 금방 사라졌습니다만, DPF 경고등은 계속 깜빡거리기에 혹시 큰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 우려되어 바로 정비소로 향했습니다.

 

타타대우 서비스망이 현대에 비해 적어 불편하다고 하지만 솔직히 차고지에서 차로 1분 거리라 대우차 타기엔 최적이라 생각됩니다. 현대차를 고치러 가려면 20분 이상 가야 하는데 대우차는 차를 입고시키고 걸어와도 될  거리니 말이죠.

 

 

고대모터스

 

금요일 4시가 넘은 시간. 차를 고칠 사람은 다 고치고 나갔기에 한산합니다.

 

애초에 일반 스캐너로 타타대우의 고장코드를 읽을 수 없기에 스캐너가 있는 정비소를 가거나 이렇게 공식 센터로 들어와야 합니다. 대충 DPF 등이 깜빡거린다는 이야기를 하고 차를 바로 정비고에 입고시킵니다.

 

DPF등

 

계속 깜빡입니다. 조금 지나면 DPF 청소주기를 알리는 경고등이 나올 시기인데..

 

그 경고는 아녔고, 순간적으로 매연이 많이 나오며 경고성으로 발생되는 오류코드라고 하더군요. 앞으로 자주 볼 경고등이라고 하고 큰 문제는 없기에 일단 DPF 경고등은 소거시켰습니다만.. 다른 경고등이 엄청 많이 떠 있다고 하더군요. 

 

스캔중

 

신차 시절부터 날이 좀 추워지면 냉간시 CAN 통신 오류 경고등이 점등됩니다. 

 

리타더 ABS 그리고 변속기 경고등이 뜨며 시동이 걸리지 않고 기어변속이 되지 않는데.. 여러번 키를 돌리다 보면 사라지고 시동이 걸립니다. 대우차들 종특이라고 하는데 미세한 2.5v 수준의 전류가 흐르는 ECU로 이어지는 배선이 씹히거나 어디서 합선이 생기면 자주 이런 경고등이 뜬다고 합니다. 그래서 프레임 주위의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살펴보니 멀쩡하다고 하고요. 결국 메인 배선 스위치의 결속이 문제라 추정하고 결속만 다시 했습니다.

 

그렇게 경고등을 모두 소거하고.. 또 뭐 고칠 게 있나 생각하다 또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얘기하고 에어컨 작업에 들어갑니다.

 

가스회수

 

그나마 보증이 살아있으면 보증으로 교체하는데, 이번엔 얄짤없이 제 돈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콤프레샤가 탔고, 이 년식 프리마 종특이라는데 무슨 에어컨 콤프레샤가 매년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인 차가 있나 싶습니다. 지금 나오는 맥쎈은 어느정도 개선이 됐다고 하는데 이 컬러의 프리마 마지막 모델들이 겪는 종특같은 결함이라고 하네요. 타사 차량과 달리 무시동 에어컨도 아래에서 같이 돌리는데, 그러면서 가스가 몰리는 문제가 있다고 하더군요. 작년에 신규 펌웨어가 나왔다고 합니다. V3.7이라고 하는데 제 차는 V3.6이라 펌웨어 업데이트까지 함께 진행했습니다.

 

업데이트 후 차이점이라면 에어컨을 가동한 뒤 시동을 끄면 승용차들 블로우모터처럼 약 1분간 휀이 돌아간다고 하더군요.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고 이렇게 하면 에어컨 콤프레샤의 수명이 조금은 늘어난답니다. 말이 안 나옵니다.

 

범퍼탈착

 

차량 우측 하단의 콘덴서와 콤프레샤를 탈거해야 하기에 범퍼를 내립니다.

 

차라리 타사처럼 무시동에어컨을 천장에 달아주던지. 무시동 에어컨을 쓰면 가스가 빠지고 콤프가 타버린다기에 작년에는 무시동 에어컨을 켜지도 않았는데, 쓰지 않아도 콤프가 타버리면 뭐 어쩌자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계속 이러면 인버터 달고 그냥 가정용 에어컨 달고 다니는 것이 편하겠네요.

 

탈거된 콘덴서

 

콘덴서는 팬까지 어셈블리로 나옵니다.

 

불과 1년도 쓰지 못하고 내립니다. 씨..발...

 

콘덴서 어셈블리 컴플리트

 

38993 01990 콘덴서 어셈블리 컴플리트

 

콤프레샤 어셈블리

 

38993 01340 콤프레샤 어셈블리

 

모두 신품으로 준비합니다. 아직은 에어컨 수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이제 조금 더워지면 슬슬 몰려오겠죠. 그냥 일찍 고친다고 생각하고 고쳤습니다.

 

작업중

 

언더커버를 탈거하고 기존 콤프레샤를 탈거한 뒤 새 콤프레샤를 넣어줍니다.

 

콤프레샤

 

탈거된 콤프레샤입니다. 이게 무슨 씨발 소모품도 아니고...

 

여러분! 에어컨 콤프레샤가 소모품인 차 봤습니까? 1년에 한 번. 아니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뻗어버리네요.

 

가스 재충전

 

교체를 마치고 다시 가스를 주입해줍니다.

 

가스 주입은 금방 끝나더군요. 뭐 잡다한 진단비나 배선 뜯고 어쩌고 한 비용은 빠졌는데 과연 얼마나 나왔을까요..

 

이게 씨발 소모품도 아니고

 

에어컨이 씨발 무슨 소모품도 아니고 비싸서 못 타겠네요.

 

그냥 온 김에 고쳤지만 다음에 또 뻗으면 그냥 바깥에 에어컨 보는 카센터에 가서 손을 보는 편이 나으리라 생각됩니다. 어차피 매년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이라면 재생콤프 쓰고요.

 

억울해서 들고옴

 

콘덴서는 억울해서 팔아먹으려고 들고 왔네요.

 

뭐 여튼 그렇습니다. DPF 경고등이 떠서 들어왔다가 70만원만 쓰고 나갔네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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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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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90년대 중반 현대에서 소나타 2를 기반으로 출시한 고급 중형세단 마르샤입니다.

 

95년 3월 출시되어 IMF의 직격타를 맞은 98년 10월까지 3년 조금의 짧은 시간 동안 판매되었고, 지금도 그렇지만 좋은 차는 큰 차라는 인식이 강한 대한민국 시장에서 실패한 차량 중 하나로 손에 꼽히기도 하지요. 지난주 서해안고속도로 일직분기점 부근에서 97년 1월에 등록된 마르샤를 오랜만에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1997 HYUNDAI MARCIA 2.0

 

영등포구에서 발급된 '서울48'로 시작하는 지역번호판을 부착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라쿤처럼 생긴 후면부 디자인에 주로 어두운 색상의 차량들을 자주 봐왔던지라 흰색 마르샤는 뭔가 좀 더 새롭게 느껴지더군요. 요즘 차량들과 비교해서는 당연히 왜소하고 내내 차령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앞에 지나가는 뉴 EF 쏘나타와 비교해도 왜소한 외관이 눈에 띕니다.

 

대우에서 중형차인 프린스를 고급화한 살롱 브로엄이나 이후 현대가 인수한 기아에서의 옵티마와 리갈의 관계처럼 마르샤 역시 중형차인 쏘나타2를 기반으로 고급화했던 차량입니다. 쏘나타와 동일한 2.0 시리우스 엔진과 함께 그 시절 G70과 비슷했던 포지션으로 V6 2.5 레터링이 붙은 2.5 시그마 엔진이 적용되기도 했었죠. 지금 보면 저게 그런가 싶지만 쏘나타 대비 스포티한 외관과 함께 전장은 70mm 정도 길고, 전고는 45mm 낮았었습니다. 어디까지나 큰 차를 좋아하고 무조건 큰 차가 좋은 차라는 인식이 강한 대한민국 시장에서의 흥행엔 실패했지만요. 

 

 

부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부식도 보이지 않고 상당히 깔끔한 모습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썬루프는 흰색으로 칠하신 것인지, 아니면 중간에 한 번 올도색을 거쳤는지 몰라도 육안상 부식도 잘 보이지 않을 수준으로 깔끔했습니다. 지하주차장에서만 모셔져 살았던 차량인지 누군가가 복원을 목적으로 하나하나 만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어도 깔끔한 상태로 28년의 세월을 버텨왔습니다.

 

휠의 경우 97년형 아반떼도 비슷한 디자인의 5 스포크 알루미늄휠이 적용되었죠. 아반떼 휠과는 약간 다릅니다만, 사실상 마르샤보다 아반떼가 더 많이 팔렸던지라 이 디자인은 아반떼에서 본 기억이 더 많습니다.

 

특유의 촘촘한 그릴

 

특유의 날렵한 눈매와 촘촘한 그릴이 인상적입니다.

 

최후기형인 98년형부터 그릴의 형상이 덜 촘촘한 가로줄로 바뀌긴 했는데 아직까지 마르샤라 하면 이 그릴이 가장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쏘나타에 비슷한 튜닝 그릴을 끼운 차들도 종종 보이기도 했죠. 소나타 2의 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 3으로 넘어오면서 헤드램프 디자인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중간에 미약한 판매량 상승이 있었다고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미약한 수준이었고 단종은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또한 쏘나타3의 수출형 모델은 마르샤와 동일한 대시보드 및 센터패시아가 적용되었고 쏘나타와 호환되는 부품이 많아 쏘나타 차주들이 종종 마르샤의 내장부품을 끼우곤 했었다고 합니다.

 

여담이라면 마르샤의 풀오토 에어컨 공조기는 무려 2008년 유로4 이전까지 대형트럭에 사용되었습니다. 현대의 슈퍼트럭과 뉴 파워트럭을 거쳐 유로 3 트라고까지 같은 디자인의 공조기가 적용되었으니 마르샤의 단종 이후 무려 10년간 공조기는 더 생산되었던 것입니다.

 

잘 가 마르샤

 

뒤 휠하우스 자리에 살짝 부식이 보입니다만 경미한 수준이네요.

 

그렇게 자신보다 20년 이상은 늦게 세상에 나온 차들과 비등한 속도로 달리다 분기점을 빠져나가더군요.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많이 팔리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보이던 마르샤가 이젠 언제 봤었나 기억조차 나지 않아 이렇게 보게 되면 반가워서 사진을 찍는 차가 되어있습니다.

 

95년 출시 초기에 출고하여 한 자리 지역번호판이 부착된 차량이 예전에도 극소수 보였었는데, 전국번호판 시행 역시 2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두 자리 지역번호판도 이렇게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과연 남아있는 개체가 있으련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분기점까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제 갈길로 향했습니다. 앞으로도 오랜 세월 차주분과 함께 지역번호판을 유지하며 잘 달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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