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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강원관광대학교 이야기 마저 이어갑니다.

학과가 대거 폐과되며 코로나 이전에 멈춰버린 건물들을 지나 기숙사인 청운학사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제설이 되긴 했으나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길은 눈이 녹고 얼기를 반복하여 꽤 미끄럽더군요.

타이어 자국으로 보아 차량이 지나간 흔적은 있습니다만, 꽤나 미끄러웠습니다.

가뜩이나 슬리퍼라 쭉쭉 미끄러지고 푹푹 빠져서 발만 엄청 시렸었습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햇볕이 드는 자리는 그래도 좀 녹아있네요.

지상 3층 규모의 이 건물이 기숙사입니다. 따로 다른 기숙사 건물은 없는 것으로 보아 남학생과 여학생이 층 혹은 좌측 우측으로 나뉘어 건물을 이용했으리라 추정됩니다. 간호학과만 남은 폐교 직전에는 간호학과 특성상 여초인지라 큰 의미 없었겠지만요.

청운학사의 중앙현관입니다.

그나마 현관 출입구 주변은 눈도 좀 치워놓았고 햇볕도 잘 들어 눈이 다 녹아있네요. 자전거 한 대가 세워져 있었고, 사감실에서 사용하는듯한 TV의 스카이라이프 안테나가 보입니다. 참고로 건물 문은 닫혀있었습니다.

거의 녹긴 했지만 제설의 흔적이 보이긴 합니다.

쓰레기통으로 가는 길만 만들어 두었네요. 2023년 하반기 기숙사 화재대피 훈련 및 공공기관 합동소방훈련이 진행되었던 현수막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의례적으로 이런 시설들에서 매년 진행하는 훈련이지요.

출입구가 두 곳이 있었스빈다만, 이 곳 역시 중앙현관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앙현관 출입문 앞에 안내문이 붙어있네요.

오전 05시 30부터 오후 23시까지 개방하고 나머지 시간대에는 폐쇄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낮에 가도 문이 닫혀있겠죠.

중앙현관이 아닌 다른 출입구의 계단도 망가져 있습니다.

얼었다 풀리기를 반복하며 결국 떨어졌네요. 폐교를 앞둔 상황이라 딱히 보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전에 건너뛰고 넘어갔던 편의점이 있었다는 관광관 뒷편 건물로 향해봅니다.

편의점은 언제 폐업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건물 역시 문이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그냥 관광관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불리는 듯 합니다만, 정확한 명칭이 뭘까요..

캠퍼스가 작은지라 모든 건물을 금방 둘러보네요.

2024년 1학기 국가장학금 신청 기간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만...

국가장학금을 받고 다닐 학교는 사라졌습니다. 이 시기에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여 새로 편입한 학교에서 국가장학금을 받고 다닐지는 모르겠지만요.

산 중턱을 깎아 만든 학교인지라 차도가 다 이렇습니다.

사람은 산책로를 위시한 등산로로 걸어다니고 차는 이런 고갯길을 건너다녀야 합니다.

다시 내려와 청운학사로 돌아왔습니다.

입구 앞에 간판석이 보이네요. 한글로 청운학사라 적혀있습니다.

푸른 구름은 이 건물 위를 계속 흘러가겠지만, 푸른 구름과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은 이 건물에 없겠죠.

나중에 언젠가 이 건물이 다른 용도로 활용된다면 청운학사 간판석도 사라질 겁니다.

드로잉카페 체인점인 성수미술관에서 채색해온 파이리만 기숙사 창문 한켠에 남아있습니다.

성수미술관은 수도권과 천안 청주 대전정도에만 체인점이 있는데 아마 지난해 기숙사에서 짐을 빼는 학생이 놓고 갔겠죠. 파이리는 수도권에서부터 저 멀리 태백까지 와서 버려졌습니다.

대략 40여분 학교를 둘러보고 오니 충전된 전기의 양입니다.

아마 3월 전까지 이 충전기를 사용한 사람은 저 말곤 없을겁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학교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를 사용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학교를 내려옵니다.

학교는 사라졌습니다만, 학교 아래 버스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주변 아파트 주민들로 북적입니다. 학교는 사라져도 버스정류장은 명칭만 바뀌고 이용하는 학생들만 없을 뿐이지 이전과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됩니다.

본격적으로 2000년대 중후반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즈음에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이렇게 문을 닫는 학교들은 더 많이 나오겠지요. 폐교탐방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요즘이야 제도권 언론들도 관심을 갖고, 유튜버들도 조회수 나오니 너도나도 다녀옵니다만..

대다수가 관심을 갖지 않던 시절부터 폐교된 대학과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을 다니곤 했습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넘어갔네요. 타는 차는 계속 바뀝니다만 폐교탐방은 어김없이 돌아왔습니다.

아래 더보기를 클릭하시면 2013년부터 한 우물만 파왔던 독보적인 자료들을 볼 수 있습니다.

2024년 2월 29일 자로 자진폐교하는 2년제 전문대학이 하나 있습니다.

강원도 태백시에 소재한 '강원관광대학교'인데, 개신교 계열의 학교법인 분진학원에서 운영하던 전문대학이었습니다. 95년 3월에 '태성전문대학'으로 개교하여 98년 '태성대학'을 거쳐 2000년 3월부로 '강원관광대학'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학내 분규로 임시이사가 파견되는 등 잡음이 있었지만, 2011년 임시이사체제를 종료하고 잘 운영되나 싶었습니다만 29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결국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학교 이름에서 보다시피 관광산업 및 레저산업에 특화된 학과들이 많았던 학교였습니다만, 2020년 학령인구의 감소와 코로나19로 관광산업이 직격타를 맞으며 관광과 관련된 학과들이 모두 폐과 되었고 간호학과만 남게 되었습니다. 관광대학교라는 이름을 달고 간호학과만 남은 상태로 약 4년의 세월을 보냈고 결국 간호학과도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며 폐교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간호학과 학생들은 충북 음성에 소재한 강동대학교로 전원 편입하게 된다고 합니다.

아직 보름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폐교를 앞두고 있는 강원관광대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사회교과서부터 고등학교 한국지리 교과서까지 산업구조의 변화로 쇠퇴하게 된 지역의 대표적인 예시로 강원도 태백시가 꼽히곤 하는데, 그나마 남아있던 광산중 하나이자 국내 최대 광산인 장성광업소도 다가오는 6월에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거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역에 하나뿐인 대학 역시 문을 닫는다고 하니 인구 4만명대도 붕괴된 태백시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암울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강원관광대학교는 코로나 이전 2019년에 멈춰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건물 내부에 특강을 진행하며 걸어뒀던 현수막도 2019년 11월이고, 학교 홍보용 X배너도 2010년대 후반에 멈춰있던 느낌이었습니다. 기숙사인 청운학사를 포함하여 총 여섯동의 건물이 있지만 간호학과를 제외한 나머지 학과들이 폐과되며 현재는 절반인 세동의 건물만 사용중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아직까진 잘 관리가 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도 있었고, 일부 보행자를 위한 계단은 관리가 되지 않거나 현수막을 걸어 막아두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시설은 그래도 관리가 되고 있었습니다. 명절 연휴이긴 했지만 제설의 흔적도 보이고, 학교 정문 바로 아래까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서 다른 학교들처럼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도 아녔습니다.

눈이 내린줄 모르고 슬리퍼를 신고 왔다가 푹푹 빠질만큼 쌓인 눈에 고생하고 오긴 했는데 이어지는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