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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이자 국군의 날이자 임시공휴일이던 10월 1일.

 

상차를 했으나 2일 아침에 오라고 하기에 뭘 할까 고민하다 흔하디 흔했으나 현재 재고가 바닥을 보인다는 갤로퍼용 신품 파워스티어링 펌프를 구입하러 안동에 다녀왔습니다. 부품을 보유하고 있는 대리점을 검색하면 두 곳이 뜨는데, 둘 다 경북이었습니다. 하나는 안동, 하나는 칠곡 왜관에 있었는데 전화로 문의해 보니 안동은 보유하고 있었고 왜관은 한참 찾아보더니만 없다고 하더군요.

 

오래된 차량에 사용되는 부품의 경우 전산상으로는 재고가 잡혀있음에도 부품점이 이사하며 소실되었거나 어디에 들어있는지 알 수 없어 사실상 찾지 못하는 경우, 이전에 판매했음에도 전산상으로 정리되지 않은 가라 재고로 남은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나마 현대기아차는 전산화가 잘 되어 있고 일반 고객에게도 재고 리스트를 공유하니 다른 메이커에 비하면 쉬운 편이긴 합니다.

 

그래서 바로 내비게이션에 부품점 주소를 찍고 안동으로 향했습니다. 안동 시내에서는 조금 떨어진 풍산면의 부품점에서 부품을 보유하고 있더군요.

 

현대 기아 대우

 

외곽에 소재해 있습니다만, 규모가 꽤 큰 부품점입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모두 취급하고 자칭 미제 고오급차 쉐보레까지 취급하네요.

 

부품대리점이 여러 메이커의 대리점을 열어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만, 보통 현대기아보다 파이가 적은 르쌍쉐 중 복수의 메이커를 함께 운영한다던가 상용차 부품을 취급하는 대리점에서 현대와 대우버스 타타대우의 부품대리점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는 봤어도 모비스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이 다른 메이커의 대리점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는 처음 봅니다.

 

현대차와 기아차만 해도 엄청 바쁠 텐데 대우차 부품대리점까지 함께 운영하고 있고 옆에 창고에서는 요소수도 대량으로 유통하고 있더군요. 꽤나 큰 부품대리점이었습니다.

 

 

ZB540001

 

아침에 전화를 했었다고 얘기하니 금방 전표를 발행하고 찾아주더군요.

다만, 자동차등록증과 신분증을 요구했습니다.

 

되팔이나 내수용 부품을 싹 쓸어 수출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건지 실제 소유자임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더군요. 특정 사양에만 적용되는 부품이지만 DIY를 위해 너도 나도 구입하여 씨를 말리는 몇몇 부품들이나 수출형 차량용 부품의 경우 이런 절차를 거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31년 전에 미쓰비시 기술을 가져다 찍어냈던 토착왜구에 현재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적폐 취급 당하는 5등급 노후경유차의 부품까지 이런 취급을 받고 있다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영수증

 

펌프 어셈블리-파워 스티어링 오일(PUMP ASSY-POWER STEERING OIL) 93,940원

 

모비스에 나오는 가격은 93,940원이지만 94,000원을 결제했습니다. 그 외에 다른 부품들의 품번도 불러줬었으나 다른 물건들은 재고가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티코 부품도 물어보려다가 그냥 나왔습니다. 주변에 살고 계신 지인분을 만나 밥을 먹고, 안동 시내에 있는 다른 부품점에서 친구가 구해달라는 부품을 구해서 돌아왔습니다. 식사 얘기는 다른 포스팅에서 따로 다루도록 할게요.

 

안동에서 가져온 부품들

 

그나마 안동 시내에 있던 모비스 부품점에서는 딱 하나 빼고 모두 찾아줬네요.

 

찾는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했습니다만,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봅니다. 이 부품들도 다 전해줬고, 과연 파워스티어링 펌프를 쓸 일이 있을까 싶지만 일단 전산상 나오는 재고는 마지막이라 봐도 무방하니 쟁여두고 보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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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주 전 주말에 일본에 가 있었는데 차고에 넣어놓았던 갤로퍼의 경적이 제멋대로 울려서 배터리 - 단자를 빼놓았다는 얘기를 뒤늦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간 날 때 수리를 해야지 마음먹고 있다가 지난 토요일에 바로 차고로 향해 핸들부터 뜯었네요.

 

구형 갤로퍼 3 스포크 핸들의 고질병이라고 하더군요. 만 31년 차의 오래된 차량인지라 당연하게도 현대정공 시절의 'HYUNDAI' 레터링이 각인된 혼캡은 나오지 않고, 개선품이자 뉴포터에 적용되었던 타원형 현대 로고가 적용된 혼캡은 구할 수 있어 다수의 차량에 뉴포터용 혼캡이 대신 달려있곤 합니다.

 

자료사진

 

마침 자료사진이 있네요.

기존 혼캡의 고질병으로 인해 이렇게 뉴포터용 혼캡을 달아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기존 혼캡 역시 살리자면 살릴 수 있습니다. 기존 혼캡의 스펀지가 다 죽어버린 상황에 날도 더운지라 동판으로 된 접점이 닿아서 경적이 혼자 울리던 상황이었고 일단 배터리를 빼놓았다고 하니 배터리 단자를 끼우기 전 핸들부터 분해하여 수리하면 되겠습니다.

 

대충 이런 상태

 

대충 본넷이 열려있는 상태로 약 일주일간 세워져 있었답니다.

 

목장갑도 보이고요. 배터리의 '-' 단자만 빠져있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먼저 만질 것은 없기에 운전석 문을 열고 핸들의 혼캡부터 뜯어내기로 합시다.

 

핸들 뒷편 볼트만 풀어주면 빠짐

 

핸들 뒷편의 볼트만 풀어주면 혼캡은 아주 쉽게 빠집니다.

 

작은 드라이버로 잘 돌려주니 볼트가 빠지고 혼캡이 떨어져 나옵니다. 크락션 배선 커넥터까지 분리하면 혼캡은 쉽게 떼어 낼 수 있습니다.

 

이미 실리콘 떡칠

 

떼어낸 혼캡을 확인합니다. 이미 실리콘이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이전 주인이 한 번 보수공사를 진행했었다고 합니다. 혼캡 커버 안쪽의 피스를 모두 풀어주고 실리콘까지 살살 제거해줘야 혼캡 안에 있는 동판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혼캡이 탈거된 핸들

 

혼캡이 탈거된 핸들입니다.

 

이 상태로 배터리를 연결하여 차를 차고 밖으로 빼놓습니다. 그리고 에어컨이 빵빵하게 가동되는 방 안에서 혼캡의 분해작업을 마저 진행하기로 합니다.

 

실리콘 뜯어내기

 

실리콘을 조심스럽게 뜯어줍니다.

 

마침 혼캡의 배선 역시 검정색이라 혹여나 배선을 자르지 않을까 확인해 가며 실리콘을 제거해 주고 절개선을 따라 조심스럽게 분리해냈습니다.

 

분리완료

 

혼캡 커버와 동판이 분리되었습니다.

 

커버 안쪽에 있습니다. 분리된 스위치 부분을 반대로 엎어보면 동판이 나옵니다.

 

동판

 

동판 두 개 사이에 스펀지가 붙어있고, 각 동판에 배선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즉 평소에는 스펀지로 인해 떨어져 있다가 클락션 스위치를 누르면 동판이 서로 붙어 전류가 흐르며 경음기가 울리는 원리입니다. 손만 살짝 가져다 대도 경적이 울어서 불편했는데 아마 스펀지가 오래되어 생긴 문제였을 겁니다.

 

이제 과감하게 반을 갈라 두 동판 사이에 붙어있는 스펀지를 제거해 줍니다. 

 

동판과 동판 사이

 

대충 구조는 이렇습니다.

 

동판과 동판 사이 스펀지가 붙어있어 평소에는 떨어져 있지만 경적을 누르면 동판의 튀어나온 부분이 닿아 전류가 흐르는 방식이더군요. 스펀지가 완전히 삭아있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구조도 확인했으니 도보로 1분 거리의 문구점에서 문풍지를 구입하여 돌아왔습니다.

 

문풍지

 

문풍지와 본드를 구입했습니다만, 본드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문풍지의 두께가 기존 스펀지 대비 조금 두껍긴 했습니다만, 어차피 눌렀을 때 전류만 흐르면 됩니다. 그래서 문풍지를 잘라 위에 한 줄 아래에 한 줄을 볼록 튀어나온 부분을 살짝 피해가며 붙이고 다시 조립했습니다.

 

재조립

 

조립은 분해의 역순인지라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문풍지도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았고요 많이 잡아야 한 20cm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다시 조립

 

미리 차고에서 빼놓았던 차량에 가서 다시 핸들을 조립합니다.

 

문제 없다

 

종전에는 손만 살짝 가져다 대도 울렸던지라 잘못 누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그런 문제도 사라졌네요.

 

일반적인 다른 차량들의 경적을 누르는 수준의 힘을 줘야 경적이 울립니다. 아마 앞으로 30년은 더 타야 한번 더 뜯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구형 핸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차가 과연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문풍지만으로도 수리가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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