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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6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 신 치토세 공항 입성!

2016/04/17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3) 레일패스 발권, 삿포로역으로!

2016/04/20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4) 네스트 호텔 삿포로에키마에, 마츠야에서의 점심

2016/04/23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5) 삿포로 시 시계탑 -1

2016/04/28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6) 삿포로 시 시계탑 -2

2016/05/02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7) 호텔, 홋카이도 구 도청사를 향하여

2016/05/04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8) 홋카이도 구 도청사(아카렌가) -1

2016/05/06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9) 홋카이도 구 도청사(아카렌가) -2

2016/05/10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0) 홋카이도 구 도청사(아카렌가) - 完

2016/05/11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1) 오도리(大通り) 공원

2016/05/13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2) 삿포로 TV타워

2016/05/19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3) 오덕빌딩, 다누키코지 상점가 - 1

2016/05/23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4) 다누키코지 상점가 -2, 1일차 마무리

2016/05/27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5) 2일차 아침, 국립 홋카이도 대학교 -1

2016/05/30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6) 국립 홋카이도 대학교 -2

2016/06/01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7) 국립 홋카이도 대학교 -3, 오타루(小樽)를 향하여

2016/06/08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8) 오타루(小樽)역, 운하를 향하여

2016/06/13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9) 오타루(小樽) 운하 -1

2016/06/22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0) 오타루(小樽) 운하 - 2

2016/06/29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1) 월스트리트, 일본은행 오타루지점

2016/07/03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2) 오타루 외곽, 주택가 탐방

2016/07/09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3) 스이텐구,오타루 오르골당,사카이마치거리

2016/07/13 - [티스도리의 일상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4) 굿바이 오타루!

2016/07/19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5) 삿포로 맥주박물관 헛탕, 북오프(BOOK-OFF)

2016/07/24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6) 하코다테행, 스스키노, 오덕빌딩, 2일차 마무리

2016/07/26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7) 3일차 - 하코다테(函館)를 향하여!

2016/08/02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8) 하코다테(函館) 전차, 고로가쿠로!

2016/08/07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9) 고료가쿠(五稜郭)


29부에서 이어집니다.


고료가쿠 후문으로 빠져나와, 주택가 방향으로 넓게 돌아서 다시 전차역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개인적으로 관광지도 좋아합니다만, 현지에 거주중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런 부분을 보는데에 흥미를 느끼던지라 쭉 걸어가면서 하코다테 시민들에겐 그저 평범한 모습들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고료가쿠 뒷편에서는 목재를 활용하여 무언가를 만드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더군요.


아무래도 문화재 복원과 관련된 일을 하는 공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지금쯤이면 열심히 골조를 세우던 저 물건은 이미 완성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든지 규정대로. 정식 도로로 돌아서 다닐법 해 보이는 일본사람들도 샛길을 만들어 다니는군요.


고료가쿠공원 산책로에서 뒷편 송림과 주택가를 잇는 샛길이 만들어져 있더군요. 이미 많이들 다니던지라 잔디 하나 없이 맨들맨들한 길이 되었습니다. 저도 이 길을 통해 주택가로 나가봅니다.



전형적인 일본식 맨션.


제가 지나가던 시기에 할머니를 보살피러 오셨던 요양보호사 아저씨가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시더군요. 그닥 커보이지 않는 2층건물에 총 6세대가 존재하다보니 우리내 원룸수준 혹은 그보다 작은 면적을 자랑하는 집입니다만, 젊은이도 어르신도 그저 불평없이 잘 살고들 있더랍니다.



주택가 골목길을 건너 큰 대로변으로 나와봅니다.


차들은 쌩쌩 지나가다가도 신호에 걸리면 정차 후 다시 갈 길을 갑니다. 길 건너편 건물도 그렇고, 우측에 보이는 부지도 그렇고 학교건물이더군요.



낡은 휀스 위로는 철조망까지 휘감아져 있고, 사람의 출입을 금하는 팻말은 이미 다 빛이 바랬습니다.


뒤로 보이는 녹슨 지붕을 가진 시설은 과연 연구시설일지 아니면 변소일지 모르겠네요. 4월 초에 여행을 갔으니 일본에서는 새 학기가 시작되던 시기였답니다. 그럼에도 북해도 자체가 봄이 늦게 찾아오는지라 전반적인 학교의 분위기는 칙칙했었네요.



야구장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인구도 많다보니 당연히 야구부가 존재하는 학교도 곱절 이상은 됩니다. 


엘리트 체육 위주의 우리나라 체육교육과는 달리 생활체육 위주의 교육을 중시하는 일본인지라 야구선수를 꿈꾸며 열심히 훈련하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일수도 있겠지만 취미로 야구를 즐기는 학생들을 위해 야구장을 마련했을지도 모릅니다.



書道部 全國進出! 

全国高等学校総合文化祭 參加決定!

2年 佐々木 あいり

(平成28年7月河旬広島県にて開崔)


서도부(서예부) 전국진출! 

전국고교종합문화제 참가결정!

2학년 사사키 아이리

(헤이세이28년 7월 하순 히로시마현 개최)


그렇습니다. 야구장 휀스 근처로는 이렇게 학교의 자랑을 적어두었군요. 일본의 전국 고등학교 종합문화제는 각 도도부현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일본의 전국구 행사입니다. 말 그대로 예체능 범주에 속하는 약 20개 분야에서 전국 최강의 학생을 가리는 대회라고 하는군요. 말 그대로 이름난 전국구 대회에 이 학교 학생이 출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충분히 외부에 홍보할법한 자랑거리겠지요.


카와이한 이름을 가진 사사키 아이리쨩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히로시마현에서 개최되었다고 합니다. 입선하여 좋은 결과를 냈을지는 잘 모르겠군요.



市立函館高等學校


시립함관(하코다테)고등학교


그렇습니다. 지나가는 한국인 관광객으로부터 흥미를 유발시키는 광고를 게제한 이 학교는 시립 하코다테 고등학교라고 합니다. 사립학교가 공립학교에 비해서 먹어준다곤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국공립도 그 지역 이름이 들어가는 학교가 국공립 중에서 가장 알아주는(?) 학교이니 나름 명문이라 생각하고 지나가렵니다.



학교 야구장을 거쳐서 지나가다보면, 우리내 빌라처럼 생긴 맨션건물도 보이는군요.


꽤나 오래되어 보입니다. 그래도 아까 봤던 건물에 비해서는 조금 더 넓은 집이 아닐까 싶네요.



가로수는 오랜 세월 자라고, 뿌리를 깊게 내리면서 아스팔트 포장까지도 갈라놓습니다.


나무는 살기 위해 뿌리를 내리고, 인간이 깔아둔 아스팔트는 힘없이 갈라지고 맙니다.



중2때부터 총 5년간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했던 제가 보기엔 참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학교에 지속적인 건의로 자전거 주차장을 건립하는데 성공했지만, 졸업 후 현재는 그저 자전거 방치장이 되어버린 그 모습과 비교한다면 이 학교의 자전거 주차장은 정말 자전거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남녀불문하고 우리보다도 더 잘사는 나라가 자전거는 더 많이 탑니다.



다른 꽃들은 아직 개화조차 하지 않았는데, 동백꽃만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어느집 담벼락에 심어둔 동백나무.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하교길에 오르는 학생들.


동백나무가 심어진 담벼락 앞을 지나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쭉 걷다보니 병원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약 6층짜리 건물에 택시가 서 있고 지하주차장이 있는걸로 보아 호텔인가 하고 봤더니 병원이더군요. 구관과 신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함관후생원(社會福祉法人 函館厚生院)

하코다테 고로가쿠병원(函館 五稜郭病院)


하코다테 고로가쿠병원이라는 기나긴 이름을 가진 이 병원은, 말 그대로 고로가쿠 근처에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병원 근처로 약국들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한바퀴 뺑 돌아서 나오니 아까침 내려갔던 그 길로 다시 돌아옵니다.



이 안내표지판에는 영어와 한자(간,번체) 한국어 그리고 러시아어까지 기재되어 있습니다.


일단 '고료가쿠공원앞 노면전차 정류장'으로 향하도록 합니다.



야마하 악기사입니다. 전자악기부터 금관악기까지 진열되어 있군요.


국내에서도 야마하 악기와 모터 그리고 오토바이는 알아주니, 우리에게도 친숙한 브랜드입니다. 확실히 일본은 일본인게 '새학기! 새악기 구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도 추리소설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모델로 기용했습니다. 하루치카 시리즈의 하루타와 치카의 등신대가 세워져 있습니다.


http://jp.yamaha.com/products/musical-instruments/winds/shingakki-shingakki/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면 새학기에 악기를 구매하고 응모권을 받아 홈페이지에서 응모하면 저기 나오는 상품을 추첨해서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약 세시가 넘은 시간. 정류장 앞에 있는 식당에 들어왔습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주인아저씨만 계셨고, 다른 손님은 없었네요. 


'칸고쿠 메뉴와 쿠다사이'라 말하니 한국어 메뉴판은 없다고 하는군요. 뭐 일어 메뉴판으로 봐야죠.



따끈한 차를 한잔 받고, 가이드맵과 핸드폰을 봅니다.


전차를 타고 어느 정류장에서 내려야 할지. 하코다테산 전망대에 가기 전까지 어떤 루트로 관광을 해야할지 이래저래 잘 숙지해 봅니다.



일본어 메뉴판입니다. 사진을 보고 무얼 먹어야 할지 고민합니다.


튀김우동계의 대표선수인 새우튀김우동이 먹고싶더군요. 고로 새우튀김우동을 주문합니다.



곧 아저씨가 열심히 우동을 만들어서 내오십니다.


통통한 새우튀김에, 매서운 4월 추위를 이겨내게 만들어 주는 따끈한 국물로 배를 채웁니다.



나름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정류장으로 나왔습니다.


새학기. 아무래도 교복이 좀 커보이는게 중학교에 새로 입학한듯 보이는 카와이한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갑니다. 매번 강조합니다만, 일본은 학생이건 애엄마건간에 치마를 입은 상태에서도 자전거를 잘만 타고 다닙니다. 치마입고서 혹은 바지를 입고도 자전거를 타지 않으려 하는 우리나라 여성들과 극과 극으로 비교가 됩니다.



평화로운 도로 한복판. 마치 도시의 버스 전용 중앙차로처럼 도로 한가운데로 전차가 지나다닙니다.



반대편 정류장에는 이미 전차가 도착했습니다.


719호 전차는 1960년 5월에 생산되어 무려 60년 가까운 세월동안 운행중인 전차입니다. 도색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외관상의 변화도 없었고, 그저 편의사양만 몇가지 장착하고 지금껏 운행중이랍니다.


https://ja.wikipedia.org/wiki/%E5%87%BD%E9%A4%A8%E5%B8%82%E4%BA%A4%E9%80%9A%E5%B1%80710%E5%BD%A2%E9%9B%BB%E8%BB%8A


일본어 위키백과 링크를 따라 가보면, 719호 전차의 옛 도색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폭스바겐의 마이크로버스 느낌도 납니다. 


우리나라라면 이미 폐차되어 용광로로 들어가고도 남았을법한 오래된 전차가, 이곳에선 그 상태 그대로 현역입니다. 그만큼 철저한 유지관리를 위해 노력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비록 50년 넘은 구닥다리 전차가 돌아다녀도 시민들은 큰 불만 없이 이용중입니다.



우리내 버스전용차로를 침범하는 승용차들처럼, 전차가 가는 길을 막아서는 승용차가 존재합니다.


전차도 경적을 울린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구형 익스플로러로 보이는 차량이 한참이나 전차의 갈길을 막아서고 결국 유턴을 해서 돌아나가더랍니다.


그렇게 전차를 타고 '스에히로초' 정류장으로 향합니다. 약 20여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전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이 이후 이야기는 31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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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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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한민대학교 1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황산벌 캠핑장을 지나, 수풀이 우거진 언덕으로 향합니다.



한민족 어쩌고 부지라고 써 있습니다. 


아마 이 학교가 계속 운영되었더라면 저 부지에 건물이 올라가고 있거나 이미 준공되어 사용중일수도 있겠지요. 깊은 산 속에 터는 잘 닦아두었으나 가치가 없는 땅이니 그냥 잡초만 자라나고 있습니다.



이 학교의 유일한 편의시설이라 불리던 농구장 그리고 고등학교 운동장을 연상시키던 축구장.


2012년에 리모델링을 통해 농구코트도 새롭게 꾸미고 그냥 모래밭이던 운동장에는 인조잔디를 시공하여 나름대로 개선된 시설입니다만,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폐교가 되어버리는 탓에 그저 쓸모없이 방치된 시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미 덩쿨은 농구골대를 거의 다 잠식한 상태입니다.


축구장 시설은 오랜 시간 방치되었음에도 상태가 꽤나 준수한지라, 시내와 그리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항상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을거라 생각되네요.



자세히 보면 축구장의 인조잔디 곳곳에도 잡초가 드문드문 자라고 있고

농구코트의 방수코팅 역시 다 벗겨져나간지 오래입니다.



한국의 마추픽추라 불리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수풀로 가려진 계단이 있어서인데..


그 계단 역시 덩쿨과 이름모를 잡풀들에 의해 장악되어버렸습니다. 2012년 리모델링 당시 초중고등학교 운동장의 단상을 연상케하는 시설을 계단 중앙에 설치하고, 계단 역시 대리석 소재로 리모델링을 단행하는 바람에 우리가 익히 알고있던 마추픽주 비슷한 그런 그림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올라온 길. 걸어서 내려가라 하면 도저히 무서워서 오줌을 지릴 것 같은 분위기.


깊은 산골 속 폐교. 저처럼 목적을 가지고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고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도 없으니 이런 분위기를 낼 수 밖에 없지요. 밤에 온다면 차 안에서도 오줌을 지리고 남을겁니다. 그만큼 무섭습니다.



국제 할렐루야드 대회 발원지


대체 국제 할렐루야드가 무엇인지 알고보니 이 학교를 운영하던 재단에서 개최하던 종교적 성향이 짙은 행사입니다. 뭐 우리 민족이 앞장서서 진리와 평화의 세상을 만들자는 이야기에 북한 선교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고 2008년에는 고로바초프 구소련 대통령까지 초청해왔다고 하는군요.



응? 깔끔한 카니발이 한 대 있습니다. 처음엔 관리인 누군가가 주차해둔줄 알았는데..


그냥 동네에서 쉬러 온 아저씨였습니다. 차 시동이 걸려있고, 에어컨을 틀고 있었더군요.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긴 했습니다만, 학교 관리자는 아녔습니다. 그래도 조용한 장소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길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둘도 없는 소중한 아지트가 아닐까 싶네요.



되지도 않는 편입학 철회


뭐 어느 학교나 이런 낙서는 다 있지요. 폐교 이후 재학생들의 편입학 문제때문에 꽤나 골치가 아팠던 모양입니다. 다른 학교들은 정식 인가를 받은 2년제 4년제 학교였지만, 한민학교는 말 그대로 4년제 학력 인정 기관일 뿐이지 정식 대학교는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좋은 성적을 내던 야구부원들이 전북 전주의 우석대학교에 편입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처 대학들 역시 호의적이지 않았고 편입학이 그리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본관의 중앙 출입문은 열려있습니다. 다만, 음산한 폐건물에 들어가고픈 마음은 없기에 건너뜁니다.


뭐 여럿이 같이 왔다면 객기에 한번 들어가기라도 해보고 싶습니다만, 저는 혼자왔습니다. 제가 저 건물 안에서 실족하더라도 신고를 해 줄 사람도 없으니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미친짓은 지양하도록 합니다.



총장은 우리를 졸업시켜달라.


참 와닿는 문구입니다. 편입학도 쉽지 않으니 책임지고 졸업을 시켜달라는 이야기인데, 졸업은 그저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저 문구를 작성했던 사람은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참고하자면 한민학교를 운영했던 학교재단은 경기도 광주에서 사이버대학을 운영중이더군요.



나름 산 중턱에 소재하다보니 경치는 참 좋습니다.


바로 옆으로는 황산벌 유적지가 펼쳐져있고, 축구장 너머로는 작은 마을들이 보입니다.



야간학생은 갈 곳이 없다.


이 학교의 핵심건물은 크게 두동입니다. 본관과 강당과 교회를 겸하는 선교관. 물론 그 위로 기숙사와 축구부 건물도 존재하고 합니다만, 핵심적인 건물은 저 두동이 전부입니다.



선교관의 향나무는 수년간 가지를 쳐주지 않아 6m이상 자랐습니다.


앞으로 2~3년 뒤에 온다면 저 건물 높이 이상으로 우뚝 솟아있지 않을까요.




본관 뒷편 휴게시설입니다.


물론 쉴 사람도 없고, 이미 잡초들에 점령당한 상태. 온갖 잡초들과 잡목들이 사람 대신 쉬고 있습니다.



본관 후문. 


쓰레기통엔 온갖 쓰레기더미로 가득하고, 덩쿨들은 이미 화단을 집어삼킨지 오래입니다.



본관 뒷편 담벽에도 락카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총장을 몰아내자 독재자는 물러가라'



부정부패 부실경영 검찰 고발한다



진리관 뒷편입니다. 도저히 겁이 나서 들어갈 엄두를 내진 못했네요.


들어가도 딱히 별거 없는걸로 압니다.



언제 마지막 손님을 받았을지 모르는 낡은 자판기들..


학교 곳곳에 세워두었다가 이 구석으로 옮겨둔 일이겠죠. 마치 사건사고의 현장처럼 출입통제선을 그어두었는데, 그 역시도 상당히 오랜 세월이 지난지라 다 끊어지고 삭아서 떨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한글사랑 세계사랑 본부.


뭐 한글과 세계를 사랑하는 그분들은 다른곳에 가서 그 뜻을 이루고 계시겠지요. 



마추픽추라 불리던 낡은 돌계단은, 대리석 계단으로 깔끔하게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럼 뭐해요. 학교가 망했어요 ㅠㅠ



들리는건 매미소리 그리고 차에서 나는 엔진소리 뿐.


적막한 산 중턱에 흉물스럽게 버려진 건물들. 그래도 찾는 이들이 있기에 외롭진 않아보입니다.



초점이 맞지 않았습니다만, 약 700만원의 전기요금 미납으로 단전조치 되었다는 경고문이 보입니다.


그 뒤로는 어느 대회에서 입상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먼지에 뒤덮인 트로피가 하나 보입니다.



본관 위로 올라갑니다. 축구부 건물이 보이는군요.


다만 가까이로 가면 갈수록,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는지라 무서워서 더이상 올라가진 못했습니다. 폐교탐방을 꽤나 많이 다녔었지만, 이럴땐 최소 한사람이라도 동행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학교는 폐교되었고, 재단은 이 부지와 건물을 매각하려 하지만 위치가 위치인지라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하루 빨리 건물들이 새 주인을 찾아서 다시 활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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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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