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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차를 주워왔습니다. 역시 막 타긴 아까운 차량이고 만 30년이 넘었습니다. 

이미 2020년에 한 번 다뤘던 차량인데 제게 오는군요.

 

 

1993 현대정공 갤로퍼 숏바디 터보엑시드 구매대행+등록

결과적으로 내 차는 아닌데 내 차를 사서 등록하고 온 기분이네요. 지난 2018년 가을 울산까지 가서 8만km를 주행한 민트급 갤로퍼를 구입해서 소장하는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새차도 있고 소장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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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제가 가서 끌고 오고 이전도 해줬던 차량인데 결혼자금을 위해 이후에도 큰돈 들여놓은 차량을 매각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배우자와 미래의 자녀를 위해 아쉽게 매각하는 차량이 결혼과 처자식은 꿈도 꾸기 어려운 비행기 타고 메이드카페에 가는데 재미 들린 그런 도태남에게 왔습니다. 도태남이라 이 차를 맞이 할 수 있었다고 봐야 맞겠죠.

 

 

100년 보존 될것같은 당진 겔로퍼 수리

29년 된 무사고 갤로퍼 칠 한곳 없고 부식땜에 첫 수리 입니다 칠하기 너무 아까운차. 최대한 원 도장을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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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처음 봤던 당시 부식이 좀 있었지만, 대구에 내려가서 모든 수리를 마치고 왔던 차량입니다. 매각 직전에 에어컨까지 수리해 놓았고 몇몇 부품들은 트렁크에 넣어준다고 하네요.

 

완전 개썩다리 매물도 300만 원에 거래되며 DOC 하나 달려있다는 이유만으로 500만 원 이상 받아먹고 리스토어라 쓰고 합판쪼가리 붙여놓은 인스타 갬성용 빈티지 튜닝카를 만들어둔 차량들은 투자비 뺀다고 1000 이상의 어마어마한 시세를 자랑하는 마당에 꽤 큰 투자비가 들어간 차량이지만 제 3자에게 매각하지 않는 조건으로 들으면 꽤 놀랄 가격에 가져왔습니다.

 

1993 HYUNDAI GALLOPER S TURBO EXCEED M/T

일단 보험을 가입하고 차량이 세워진 모처에서 차량 먼저 가져가기로 합니다.

 

키는 총 네 개. 차량은 완전 생 순정입니다. 2020년 9월에 가져왔던 상태와 비교한다면 당시에도 일부 부식을 제외하곤 나쁘지 않았지만, 좀 더 깔끔해진 느낌입니다. 그간 년간 주행거리가 500km 수준으로 그냥 움직이는 것 자체가 아까울 수준의 상태입니다. 

 

시동

시동을 걸어줍니다.

 

93년 1월에 최초등록된 차량인데 주행거리 14만 km를 갓 넘겼습니다. 한 해에 평균적으로 4,600km 정도 탔다는 이야기네요. 제가 한 달에 타는 주행거리를 1년간 탔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30년 넘는 차령을 자랑함에도 이보다 적게 탄 차들도 있습니다. 그런 차량들에 비하면 많이 탔다고들 얘기하는데 연식을 감안하면 평균보다 한참 적게 탄 차량은 맞습니다.

 

전반적인 레이아웃은 미묘한 차이를 제외하면 1세대 파제로 후기형 차량과 거의 동일합니다. 2020년 이 차를 처음 봤던 당시 약간 다른 뉴포터용 혼커버가 끼워져 있었습니다만 혼커버도 순정으로 바꿔놓았고 오디오도 연식에 맞는 순정 오디오로 바꿔놓았습니다.

 

지하주차장 명당자리에 주차

그렇게 집으로 가져와서 지하주차장 명당자리에 주차했습니다.

 

이렇게 독립된 공간으로 이루어져 다른 차량들과 접촉이 거의 없는 자리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 주변의 그런 주차구역은 모두 차가 있었고 비어있던 다른 동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둡니다. 그냥 구경하고 지나가는 주민은 있을지 몰라도 옆 차량이 문을 열며 문콕이 생긴다거나 그런 식의 접촉은 없을 겁니다.

 

주차 후 사진

주차 후 사진을 남겨봅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경이롭습니다.

 

당시 국산차가 다 그랬듯이 80년대 일본차를 그대로 가져다 라이센스 생산했던 차량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 알고 있어도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추구하는 방향과 배치되는 사안인지라 좋아하는 차량임에도 그런 사실을 애써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현대차 헤리티지에 있어 꽤나 중요한 차량으로 인식되는 듯합니다.

 

시동도 끔

정말 아까워서 못 타겠습니다..

 

일단 세워두고 서류상의 차량 이전절차를 진행하러 갑니다.

 

취등록세

93년 1월에 최초등록된 30년 넘은 이 차량의 과세표준액은 745,000원.

 

갤로퍼 II라고 나옵니다만, 차량 형식은 구형이 맞습니다. 특이하네요. 취득세는 52,150원. 공채는 25,000원. 거기에 수입인지도 구매해야 합니다. 공채를 즉시 매도하니 이천 원 수준의 수수료만 붙네요. 다 해서 약 5만 7천원 정도 쓰고 왔습니다. 2020년 이전 당시 대비 과세표준액이 줄어서 그런지 취득세도 약간 줄었습니다.

 

이전 완료

이 차는 이제 제 겁니다. 제 마음대로 팔 수 있는 겁니다.

 

초기형 차량에 한해 차명이 '갤로퍼' 대신 '겔로퍼'로 등록되어 있는데, 이 차량 역시 '겔로퍼'입니다. 그간 수많은 똥차 썩차를 가져봤지만 이런 2,500cc급 고배기량 차량은 처음 소유해 봅니다.

 

DOC 장착

그리고 등록증 한편에는 구조변경사항으로 저감장치가 부착되었음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3종저감장치. DOC가 부착된 차량이라 5등급 노후경유차를 적폐로 규정하여 청산하는 적폐청산의 칼바람 속에서도 살아남았습니다. 서울 사대문 안을 들어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계절관리제가 시행 중인 기간에도 높은 산봉우리 같은 나라에서 미세먼지가 엄청 몰려와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기간에도 ㅗ를 날리며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물론 DOC는 저감효과가 미미하여 2000년대 후반에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었던 저감장치인지라 장착해 줬던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고 아직까지 장착된 상태로 돌아다니는 개체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DPF가 개발되지 않았지만, 갬성이니 리스토어니 어쩌고 하며 차값이 크게 뛰어버린 갤로퍼에 DOC가 부착되었을 경우 시세가 천정부지로 뛰어버립니다.

 

영어와 독일어 설명서

다시 돌아와서 차량을 구석구석 살펴봅니다.

독일어와 영어 설명서가 있네요.

 

이 차량을 최초로 출고하셨던 차주분이 처음엔 사업자인지 법인인지 알 수 없는 명의로 두었다가 99년에 같은 주소지에 개인 명의로 이전을 했다는 이력을 이전에도 언급했었는데, 일반적인 루트로 출고되었던 차량이 아니라 특판팀에서 출고했던 차량이라고 합니다. 출생 및 등록부터 일반적인 차량과 달랐던 이 차량에 한국어 설명서와 함께 왜 영어 독일어 설명서가 비치되어 있는지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었는지 정말 알고 싶습니다.

 

주행

흔히들 말하는 갬성이 살아납니다.

 

그냥 순정상태로만 타더라도 80년대 쇼와시대 일본차를 타고 달리는 느낌입니다. 아니 한국에서 생산했지만 쇼와시대 일본차가 맞긴 하죠. JDM이니 뭐니 얘기 많이 하는데 버블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던 시기 일본인 아저씨가 파제로를 타던 심정은 어땠을까 상상하며 살살 달려봅니다.

 

센터페시아

센터페시아의 배치도 좌우만 대칭되어 있을 뿐 파제로와 사실상 동일합니다.

 

뉴갤로퍼나 갤로퍼 2로 이어지며 파제로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만, 구형 갤로퍼는 파제로와 사실상 동일합니다. 기어봉도 부츠도 파제로와 같으니 말이죠.

 

1993 HYUNDAI GALLOPER S TURBO EXCEED M/T

화창한 날에 바깥에서 사진을 촬영한다고 잠시 끌고 나왔습니다.

 

밖에서 보니 더욱 아름답습니다. 전국번호판이지만 녹색 번호판이라 분위기가 더욱 살아나네요.

 

태양 아래에서

역광을 받아도 피사체가 준수하니 멋있는 사진이 나옵니다.

 

오프로드 타는 척

비포장 도로를 달려온 척하며 후진으로 넣었습니다.

 

실제론 포장된 곳에서 후진으로 조금 넣어놓았을 뿐인데 마치 비포장 도로를 타고 달려온 느낌이지요.

 

완벽한 측면

부식 수리를 진행한 자리를 제외하면 순정 제칠에 사이드 데칼도 순정 제치입니다.

 

일본에서도 적색 파제로는 귀하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갤로퍼 역시 마찬가지고요. 흔히 말하는 연탄휠도 깔끔하고 데칼도 현재는 구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앞으로도 이 우수한 상태 그대로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아 초 카와이한 일녀 태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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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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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내 차는 아닌데 내 차를 사서 등록하고 온 기분이네요.


지난 2018년 가을 울산까지 가서 8만km를 주행한 민트급 갤로퍼를 구입해서 소장하는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새차도 있고 소장용 차도 있고 데일리카도 있고 자동차를 다섯대나 가지고 있는 매우 부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제 갑자기 엔카 링크를 보여주면서 차를 또 사네 마네 하더군요.

톡방에 올라온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 완전 민트급 갤로퍼가 있었습니다.



93년 1월에 등록된 빨간색 갤로퍼 터보엑시드 숏바디 승용입니다.

28년이라는 세월을 버텨왔음에도 13만7천km밖에 타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스테프와 휠하우스쪽으로 보여지는 외판상의 부식은 일부 있지만 올순정에 민트급 키로수를 자랑하는 차량이 350만원에 올라왔는데 끌리지 않을 수 있나요. 제가 먼저 봤더라면 아마도 자문을 구하고 당장 가서 질렀을겁니다. 저도 가지고 싶은 차는 많습니다. 다만 그럴 돈이 없어서 그렇죠.


얼마 전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뤘던 차량 역시 같은 년식에 논터보 엔진이 적용된 차량이였는데, 이 차량은 터보차저가 달려있습니다. 외관상의 차이는 데칼의 표시를 제외하곤 없지만, 여튼 이 차량이 훨씬 잘 나갈겁니다.



자칭 올드카를 사랑한다면서 리스토어라 쓰고 인스타감성용 튜닝카를 만드는 분들이 가격을 꽤 많이 올려놓았던지라 30년 다 된 차가 350만원이면 매우 착한 가격입니다. 친구가 바로 전화를 했다는데, 계약금 걸고 그런건 없고 먼저 와서 보고 가져가는 사람이 임자랍니다. 그러면서 제게 부탁을 아니 거의 모든 권한을 위임합니다.


차는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있다고 하네요. 저 역시 이 매물을 봤던 9월 15일 화요일은 서울에 갈 수 없는 상황이였고, 다음날 직접 가서 보려 했습니다만 누군가가 먼저 와서 잡아갈 느낌인지라 방법을 모색하여 여러모로 개꿀탁송을 운영하면서 자주 배차를 드리던 기사님께 부탁하여 차를 대신 봐주기로 합니다.


물론 제가 구매여부를 판단 할 수 있는 권한은 없기에 차를 파는 사람과 차를 대신 봐주는 사람과 차를 사려는 사람을 연결해줍니다. 그렇게 화요일 오후에 제가 차량 확인을 의뢰한 기사님께서 차를 보셨고 차주에게 사진을 보내줬습니다.



2005년 현 차주가 분당에 살던 시기에 이전을 받았던지라 초록색 전국번호판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원부를 확인하는데 지금껏 취미삼아 자동차등록원부를 보고 연구하던 사람이지만 생전 처음 보는 일련번호로 기록되어 있어 명확한 확인은 어렵지만 용산구 후암동에 사는 사람인지 법인인지 모를 누군가가 최초로 등록하여 99년 사실상 동일한 주소지의 법인인지 사업자인지 외국인인지 모를 누군가에게 이전된 뒤 지금의 주인에게 오게 된 것이였습니다.


여튼 현 차주분이 당시에 분당에 주소를 두고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북가좌동과 근처의 증산동으로 주소를 여러번 옮기셨던 흔적을 등록원부 확인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차량을 세워두었던 카센터만 다녔다고 하더군요.


2005년에 차량을 이전받은 뒤 보조금을 지원받아 3종 매연저감장치(DOC)를 장착하였더군요. 암만 중국발 미세먼지가 몰려와서 정권에서 적폐로 규정한 5등급 자동차의 운행을 제한하여도 저감장치를 장착한 차량이기에 마음껏 활보하고 다닐 수 있습니다. 


DOC의 장착지원은 2000년대 후반을 끝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지금은 달고싶어도 달지 못하는 저감장치지만, 이 당시 1종 혹은 2종 매연저감장치인 DPF와 P-DPF가 아닌 DOC를 달은 사람들은 지금 와서 보면 승리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구형 차종의 경우 DPF가 나오지 않을뿐더러 DPF대비 이점이 매우 많습니다.



차량을 띄워 하체사진도 보내주셨더군요. 일부 누유의 흔적은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깔끔합니다.


차생을 서울과 근교 분당에서 지냈던 차량이고 아마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모셔져 있었을겁니다. 그러니 30년 된 차가 상대적으로 준수한 하체 상태를 가지고 있겠죠. 여튼 차주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구매하는쪽으로 가닥이 잡혀 제가 먼저 계약금을 송금해 주고 차주의 인적사항을 받아 매도용 인감의 발급을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9월 16일. 차를 찾으러 갑니다. 


차를 봐주신 기사님 편으로 내려도 될텐데 걱정된다며 저보고 가져와달라고 부탁하네요. 오전에 가려 했으나 오전에 일이 생겼습니다. 뭐 어쩔 수 없으니 제 삼각떼를 타고 가서 이 갤로퍼를 끌고 내려오고 제 차를 기사님께 맏기기로 하고 서울로 올라갑니다.



오전 일정이 꼬여버려 매우 귀찮은 상황이 생겨버렸습니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한가하게 서울로 올라가 이전등록까지 마칠 생각이였지만, 오전 일정을 다 마치지 못하고 점심 즈음 출발합니다.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은 두시가 넘어가면 슬슬 차량이 많아지고 세시쯤부터 정체가 시작되는데 오전 일정을 한가하게 마쳐놓고 한시즈음 올라가려 했지만 다 틀어졌습니다.


여튼 오전 일정 탓에 다시 돌아와야 하니 조금 서둘러 움직이네요.



다행히 서부간선도로도 그리 극심하게 막히지 않습니다.


통행이 원활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니는데는 문제 없네요. 성산대교도 그럭저럭 통행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차량이 있는 북가좌동의 카센터를 향해 달려갑니다.


가좌동 일대는 DMC 개발로 인해 생겨난 신도시와 이런 구도심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뭐 여튼 옛 흔적이 남은 공간들도 곧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으니 시골 읍내를 지나가는 기분도 머지 않아 느낄 수 없게 되겠죠.



알려주신 주소를 찍고 가니 카센터가 나옵니다. 마침 에어건으로 차량 내 먼지를 불어내고 계시네요.


차를 가지러 왔다고 인사를 드리고 차량 실물을 확인합니다. 흔치 않은 빨간색에 순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행거리마저 민트급인 차량을 영접하다니 참 영광스럽게 느껴지더군요.



스테프 부식이 눈에 들어옵니다. 차주 특성상 대구의 손판금 장인을 찾아갈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없을 순 없지요.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루는 차량들도 꽤나 우수한 상태임에도 하나둘씩 세월의 흔적은 보이니 그래도 이정도면 매우 준수하다고 생각됩니다.



운전석에 앉아봅니다. 차량 출고 당시만 하더라도 타원형 현대 로고를 사용하지 않던 시기라 하네요.


혼캡만 따로 교체한듯 합니다. 약간 와꾸가 다른 느낌인게 뉴포터용 혼캡으로 보입니다. 이후 사각형 헤드램프로 변경된 모델부터는 핸들이 4스포크로 변경됩니다. 그런고로 이 핸들은 초기형. 구형 갤로퍼에서만 볼 수 있죠.



80년대 미쓰비시차를 그대로 가져왔으니 80년대 일본차 느낌의 직물시트가 적용된건 당연한거죠.


갤로퍼는 미쓰비시 파제로를 그대로 라이센스 생산했던 차량입니다. 이후 여러번의 부분변경을 통해 파제로의 흔적은 점차적으로 사라졌지만 파제로의 품번을 그대로 공유하니 완전히 미쓰비시의 흔적이 사라진건 아니겠지요. 구형 갤로퍼의 경우 그냥 한국생산 파제로입니다. 


반일감정을 이용하는 정치인들을 정의롭다고 지지하면서도 사각형 헤드램프가 적용된 뉴갤로퍼 심지어 거의 다른차라 봐도 무방한 갤로퍼2를 구매하여 특유의 원형 헤드램프를 장착하고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에서 생산한 파제로를 따라하지 못해 안달인 사람들이 많은데,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내가 하는 일본차 코스프레는 한국차라 괜찮다고 하겠지만 부품이 다 미쓰비시 부품인건 어째요. 둘 중 하나만 합시다.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뤘던 갤로퍼 숏바디처럼 파워스티어링을 장착을 강조하는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93년 1월 당시 가격으로 대략 1700만원 수준. 지금은 뭐 경차 풀옵션 수준의 가격이지만, 당시 유일했던 경차인 티코 풀옵션이 300만원대에 판매되었던 시절이고 뉴쏘나타(Y2)의 2.0 골드 풀옵션의 가격이 1500만원대였음을 감안하면 대략 지금 화폐가치로 얼추 두배 조금 넘는 수준. 즉 4천만원정도라 생각하면 되겠네요.


뒷자리에 탑승하기 힘든 문짝 두개짜리 지프차가 지금 화폐가치로 4천만원 수준이면 당대 어느정도 돈 좀 있는 사람들이 타고 다녔다는 이야기겠죠. 그 돈이라면 중형차 풀옵션을 사고도 남는데 말입니다.



뒷좌석에 탑승하기 위해 조수석 씨-트를 당겨야만 합니다.


요즘의 외래어 표기법과는 많이 다릅니다. 씨-트 등받이를 앞으로 당긴 뒤 리어 씨-트에 들어온 후 원위치 시켜 놓으라고 합니다. 웬지 촌스러워 보입니다만, 대략 30여년 전 그 시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디오만 이후 세대 차량에 적용되던 신형 오디오가 장착되어있네요. 나머지는 순정입니다.



뉴갤로퍼의 등장과 함께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변화가 있었지만, 구형 갤로퍼는 파제로 그 자체입니다.


좌우대칭 그리고 일부 옵션의 차이만 있을 뿐 파제로의 대시보드를 그대로 옮겨두었습니다. 심지어 기어봉까지도 파제로와 동일합니다. 아니 그냥 한국생산 파제로라 보는게 옳을겁니다.



도어트림까지도 매우 깔끔하고 우수한 상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찢어지거나 파손된 부분 없이 파제로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전서류도 받았고 차량 확인도 했고 마저 대금을 입금한 뒤 출발합니다.


서대문구 북가좌동이긴 하지만 마포구청이 훨씬 더 가까워 마포구청에 가서 이전을 할 생각으로 왔습니다. 다만 오전 일정이 틀어져서 일단 빨리 서산으로 내려가야 하기에 서산에 내려가 이전등록 절차를 밟기로 합니다.



계기판 필름의 컬러가 파제로는 진한 노란색 구형 갤로퍼는 하얀색임을 제외하면 그냥 파제로입니다.


살살 성산대교를 달려 서울을 빠져나갑니다. 대도시 서울과 근교에서만 차생을 보내다가 이제 저 멀리 지방으로 내려가는 갤로퍼입니다. 남은 여생 복잡한 대도시가 아닌 한적한 지방에서 편히 보내겠지요.



8키는 총 두개. 타원형 현대로고 대신 알파벳 HYUNDAI가 새겨져 있습니다.



온도계와 경사계 고도계로 구성된 트리플미터도 정상 작동합니다.


자칭 올드카를 복원한답시고 빈티지 튜닝카를 만드는 사람들이 자주 제거하는 부품 중 하나입니다. 태생이 오프로드를 염두해두고 만들어진 차량인지라 이런 장비를 마련해둔것인데, 뭔 내셔널지오그래픽 로고에 카멜 로고 박아놓고 오프셋팅 해놓고 복원이 아닌 레트로풍 튜닝카를 만들면서 왜들 제거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올드카 탄다고 거들먹거리면서 빈티지 튜닝카 만들어 타고다니며 관심받고싶어 안달난 사람들을 극혐하지만 차주 될 사람도 그런 부류들을 극혐합니다. 그러니 탈거당할 일은 없을겁니다.



썬바이저도, 차량 천장 내장재도 정말 깔끔합니다.


파리똥이나 벌레를 잡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28년간 13만 7천km 탄 차가 더럽고 험하다는게 말이 되겠습니까.


그렇게 서울을 빠져나와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비가 내리네요.


차주 될 사람은 병적으로 비를 맞추지 않으려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비가 꽤 많이 내립니다. 대략 8~90km/h의 속도를 유지하며 왔습니다. 터보차저가 있어 가속이 크게 답답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휠 밸런스가 맞지 않는것인지 노면이 좀 좋지 못하면 핸들이 요동을 치네요. 뭐 그래도 이렇게 장거리를 다닐정도면 괜찮은겁니다.



서해대교를 통과합니다.


빗길에 주의하여 80km/h로 주행하라 합니다. 저는 당연히 준수하고 갑니다만, 다른 차량들은 그냥 쌩쌩 달려가네요. 여튼 내려오면서도 이 빨간 갤로퍼보다 오래된 차는 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내려오니 비가 그쳤네요.



작은 콘솔과 그 아래로 붙어있는 파워윈도우 스위치.



짐칸 대신 자리잡고있는 2열 직물시트.


승용형 모델인지라 화물 적재공간 대신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시트가 있습니다. 쿠션도 그대로 살아있고 청소만 잘 해준다면 청결한 상태로 오래오래 유지 할 수 있을겁니다.



2010년대 독일차 옆에 80년대 일본차가 주차됩니다.


BMW X4가 생각보다 크고 넓네요. 여튼 요즘차에 비하면 좁고 작아보이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서민은 엄두도 못내는 꽤나 먹어주던 차량임을 잊으면 안됩니다.



여튼 급한 불을 꺼놓고 자동차 이전등록을 위해 서산시청을 찾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올해 내차고 남의차고 자동차 이전등록만 몇번째인지 이젠 기억도 안납니다.


거의 한두달에 한 번 수준으로 자동차 이전등록을 하고 있습니다. 시청사 별관에 세무과와 교통과(차량등록)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류는 다 가지고 왔고 매수자의 신분증도 가져왔습니다. 위임장과 함께 인감증명서를 제출했는데 인감증명서는 필요없다고 다시 돌려주네요. 코란도 이전등록시에는 필요했는데 말이죠.


여튼 같은 타 광역시/도에서 진행하는 차량등록 대비 자신이 살고 있는 시/도에서 등록하는것이 조금이나마 이전등록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여튼 이전절차를 마쳤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공인연비가 17.7km/l네요.


산화촉매장치(DOC)를 장착했다는 구변내역도 비고사항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자동차 이전등록을 정말 질리도록 해서 절차가 까다롭거나 어렵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내 차나 주변 지인들 차의 이전을 해주곤 하는데, 행정사 자격증이라도 따서 아예 등록대행을 해볼까 싶기도 합니다.



나름 고배기량 차량인지라 지역개발채권 3만 5천원을 구입해야 합니다.


바로 판매하니 764원이 나오네요. 3천원짜리 수입인지도 함께 구입합니다.



취득세는 30년 가까이 된 차량임에도 과세표준액이 99만 8천원이나 잡혀 69,860원을 납부했습니다.


취득세 69,860원 채권 764원 인지 3,000원 등록증 발급비 1,000. 총 74,624원을 사용했습니다.



차주가 원하는 장소로 차량을 이동하기 위해 일을 마치고 차량에 올라탔습니다.


직관적인 계기판과 경고등. 예열등의 경우 예열이 완료되면 사라지는게 아니라 녹색으로 표시되네요.



단순하지만 정말 아름답습니다. 잠시나마 내 차처럼 타고 다녀보니 저도 갤로퍼 하나 사고싶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당진으로 이동합니다. 가속력도 괜찮고 엔진소리도 괜찮습니다.


가끔 요철을 밟으면 시트에서 잡소리가 조금 나긴 하지만, 뭐 감내해도 될 수준입니다. 28년된 차라 믿기지 않을 수준임은 틀림없습니다. 거기에 저감장치까지 장착되어 있으니 서울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지요.



여튼 모종의 장소에 차량을 세워두고 미리 탁송기사님이 주차해둔 제 삼각떼를 타고 퇴각합니다.


차주가 수집을 목적으로 구입한 차량이고 아마 끝까지 가지고 갈테니 주인이 더 바뀔 일은 없을겁니다. 여러모로 손을 봐야 할 곳이 보이긴 하지만, 남은 차생 한적한 지방에서 병적으로 관리하는 주인 만났으니 앞으로 새 보금자리에서 새 주인과 함께 편히 지내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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