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3부에서 이어집니다.



호텔에 들어온 티스도리. 에어컨을 켜고 조금 쉬다가 나갈 채비를 합니다. 


K7를 타고 구치소로 들어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상은 일본에서도 계속 회자되는가 봅니다.


TV를 돌리다 보니 이런저런 흥미로운 프로그램들이 있더군요. 뭐 우리나라로 치자면 '드림콘서트'정도 된다고 볼 수 있는 'THE MUSIC DAY'라던지.. 요런 시사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비록 볼 수 있는 채널은 몇군데 없었습니다만, 객지에서까지 국제망신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슬슬 나갈 채비를 합니다.


아 물론 저는 문씨도 싫어합니다^^



엘리베이터를 잡아타고 본격적으로 호텔 밖으로 나가봅니다.


일단 밥부터 먹어야죠. 더 늦기 전에 밥집부터 찾아보기로 합니다. 제 손에 쥐어진 물건은 벽돌같은 카메라와 30%밖에 남지 않은 조루 배터리가 장착된 데이터로밍 무제한 부가서비스를 이용중인 핸드폰과 소정의 현금 말곤 없습니다.



쿠라마에에서 아사쿠사까지는 도보로 약 5~10분거리.


전철을 타기도 매우 아깝고 하니 평범한 도쿄 외곽의 밤거리를 구경할 겸 슬슬 걸어서 나가봅니다.



확실히 도쿄 외곽지역이라 그런지 조용합니다.


간간히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차도 드문드문 지나다니고 집에 들어가는 사람도 어쩌다 하나 둘 보이는 수준이네요. 조금만 걸어가면 번화가인데 이리 조용할까 싶습니다.



주택가 근처의 자전거 불법주차 역시 성행합니다.


일본이라고 다 자전거 주차구역에 잘 주차해놓고 그런게 아닌가보네요. 고급 맨션 앞에는 이렇게 줏대없이 주차된 자전거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어린이용 자전거도 있구요. 마마챠리라 불리는 뒤에 아이를 태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아줌마용 자전거도 있습니다. 



아사쿠사가 일본의 인사동이라 불리는 만큼 주변 골목에 보이는 건물 역시 세월의 흔적이 보입니다.


그래도 대로와 접한 건물들의 경우 못해도 5~6층 수준입니다만, 큰 길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길을 바라본다면 70년대 및 80년대에 지어진 저층 건물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신호를 기다리는 자전거들.


토요일임에도 근무를 하고 집에 아니 놀거리를 찾아 아사쿠사로 향하는 샐러리맨 아저씨들과 학생 그리고 아줌마가 보입니다. 일본에서도 분명 자전거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내려서 끌고 가라고 배울텐데 역시나 다들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네요. 일부는 예측출발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뭐든지 메뉴얼적이고 법규 준수는 칼같이 하는게 일본인들이라 생각하고 지냈습니다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도쿄에 와서 새삼 느끼고 갑니다. 확실히 다른 도시보다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라던지 무단횡단을 하는 현지인이라던지 그런 부분들이 많이 보이네요.



평범한 자판기입니다.


미닛메이드나 코카콜라처럼 뭐 똑같은 디자인과 상표의 음료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요. 100엔을 넣고 이로하스 생수를 하나 꺼내 먹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본 자판기에서 이로하스 말고 다른 생수 보기가 참 힘드네요.



로우손스토어100 (LAWSON STORE 100)


평범한 로우손 편의점처럼 보일지 모르겠습니다만, 평범한 로우손은 아닙니다. 1~2인 가구를 위한 100엔샵이 컨셉이라 하네요. 평범한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품목들도 있다 합니다만 신선식품이나 식자재 위주라 합니다.



점점 아사쿠사와 가까워져가고 있습니다.


쿠라마에 근처보다 지나다니는 차량들도 사람들도 더 많이 보이긴 하네요. 블럭 하나를 건널 때 마다 점점 차와 사람이 늘어나는게 느껴집니다.



비교적 한산한 주말 밤 시간대를 이용하여 도로를 통제하고 공사가 한창입니다.



부동산 사무소 앞에 언제든지 매물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를 하나 마련해 두었습니다.


나름 도쿄는 도쿄라고 그리 저렴한 가격대는 아니네요.



화려한 불빛이 보이고 우렁찬 배기음을 가진 카트들이 우루루 지나갑니다.


카트동호회의 떼빙이더군요. 뭐 흔히들 생각하는 일본 양카의 요소는 다 갖췄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이미 철 지난 네온등이라던지 요런것들을 휘양찬란하게 달고 가더랍니다. 번호판은 보이지 않던 것 같은데, 번호판 없이 저렇게 다녀도 큰 문제가 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튼 카트동호회의 떼빙은 뭔가 새로운 맛이네요.



아사히 맥주 광고판이 반짝거리는 이곳은 아사쿠사입니다.


일본의 인사동이라 불리는 아사쿠사는 근처 우에노와 함께 도쿄 내에서도 옛 정취를 가득 담고있는 몇 없는 동네라 합니다.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센소지를 중심으로 에도시대 번화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덴보인거리와 먹고 마실 수 있는 유흥가가 몰려있는 그러한 번화가입니다. 


대리기사 용어로 말하자면 콜밭입니다만, 대리운전의 발상지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콜밭 근처에 대기중인 대리기사를 볼 수있을까 하는 궁굼증이 있었습니다만, 그런건 없었습니다. 



자전거에 올라타서 열심히 주변을 둘러보고 계신 경찰아저씨.


뭐 우리나라 일선 파출소에도 업무용 자전거가 있긴 합니다만, 자전거로 순찰을 도는 경찰아저씨를 쉽게 볼 수 있진 않다죠. 일본에서는 자전거로 순찰을 도는 경찰아저씨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녹색 저지먼트 완장을 끼고 범죄자에게 다가가서 '쟞지멘토데스노!'를 외칠 경찰아저씨의 모습이 상상됩니다.


아사쿠사 1쵸메의 거리입니다. 


비와 햇볕을 효율적으로 가려주고 밤에는 환하게 불을 켜주는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더군요. 



버스정류장입니다. 행선지 역시 한국어로 잘 표기되어 있습니다.



스바루 임프레자 WRX STI.


랜서 에볼루션과 함께 일본제 고성능 4도어 세단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차량입니다. 랜서야 미쯔비시의 자금사정상 후속모델 없이 우려먹고 있는 처절한 상황임에도, 임프레자는 5세대 모델까지 출시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튜닝문화가 사실상 일본에서 넘어온게 많다보니 국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익스테리어 튜닝은 죄다 되어 있습니다. 차고야 원래 낮은 차량이니 그냥저냥 넘어가구요. 후미등에는 LED를 촘촘히 심어두고, 미등을 켜면 불이 들어오는 스바루 엠블럼을 달고 있네요. 


다만 일본의 타 도시에서 많이 보이던 옥색 불이 들어오는 자체발광 번호판은 도쿄에서 사실상 볼 수 없었습니다. 단속이 심한건지 도쿄에서는 철 지난 유행으로 치부되는건진 모르겠지만 말이죠.



본격적으로 아사쿠사의 밤거리를 구경하기 시작합니다.


드러그스토어부터 빠칭코 게임장 그리고 이런저런 술집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족단위로 나온 사람들도 보이고, 저같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꽤나 많이 보이더군요. 아케이드를 쳐놓고 깔끔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거리도 보입니다만, 그냥저냥 우리내 현대화 전 전통시장 노상과 비슷한 분위기를 보이는 점포들도 꽤나 많이 있었습니다.



아케이드가 없는 골목들도 아기자기한 조명으로 잘 꾸며져 있습니다.


마치 홍콩영화에 나오는 골목의 작은 거리를 보는 느낌도 드네요. 여러모로 현대적인 번화가와 옛 정취를 간직한 작은 골목들이 잘 어우러진 아사쿠사입니다. 아사쿠사 그리고 센소지 이야기는 다음화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2016/04/14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 공항에서 있었던 일

2016/04/16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 신 치토세 공항 입성!

2016/04/17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3) 레일패스 발권, 삿포로역으로!

2016/04/20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4) 네스트 호텔 삿포로에키마에, 마츠야에서의 점심

2016/04/23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5) 삿포로 시 시계탑 -1

2016/04/28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6) 삿포로 시 시계탑 -2

2016/05/02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7) 호텔, 홋카이도 구 도청사를 향하여

2016/05/04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8) 홋카이도 구 도청사(아카렌가) -1

2016/05/06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9) 홋카이도 구 도청사(아카렌가) -2

2016/05/10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0) 홋카이도 구 도청사(아카렌가) - 完

2016/05/11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1) 오도리(大通り) 공원

2016/05/13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2) 삿포로 TV타워

2016/05/19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3) 오덕빌딩, 다누키코지 상점가 - 1

2016/05/23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4) 다누키코지 상점가 -2, 1일차 마무리

2016/05/27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5) 2일차 아침, 국립 홋카이도 대학교 -1

2016/05/30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6) 국립 홋카이도 대학교 -2

2016/06/01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7) 국립 홋카이도 대학교 -3, 오타루(小樽)를 향하여

2016/06/08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8) 오타루(小樽)역, 운하를 향하여

2016/06/13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19) 오타루(小樽) 운하 -1

2016/06/22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0) 오타루(小樽) 운하 - 2

2016/06/29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1) 월스트리트, 일본은행 오타루지점

2016/07/03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2) 오타루 외곽, 주택가 탐방

2016/07/09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3) 스이텐구,오타루 오르골당,사카이마치거리

2016/07/13 - [티스도리의 일상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4) 굿바이 오타루!

2016/07/19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5) 삿포로 맥주박물관 헛탕, 북오프(BOOK-OFF)

2016/07/24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6) 하코다테행, 스스키노, 오덕빌딩, 2일차 마무리

2016/07/26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7) 3일차 - 하코다테(函館)를 향하여!

2016/08/02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8) 하코다테(函館) 전차, 고로가쿠로!

2016/08/07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북해도) 여행 이야기 (29) 고료가쿠(五稜郭)


29부에서 이어집니다.


고료가쿠 후문으로 빠져나와, 주택가 방향으로 넓게 돌아서 다시 전차역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개인적으로 관광지도 좋아합니다만, 현지에 거주중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런 부분을 보는데에 흥미를 느끼던지라 쭉 걸어가면서 하코다테 시민들에겐 그저 평범한 모습들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고료가쿠 뒷편에서는 목재를 활용하여 무언가를 만드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더군요.


아무래도 문화재 복원과 관련된 일을 하는 공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지금쯤이면 열심히 골조를 세우던 저 물건은 이미 완성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든지 규정대로. 정식 도로로 돌아서 다닐법 해 보이는 일본사람들도 샛길을 만들어 다니는군요.


고료가쿠공원 산책로에서 뒷편 송림과 주택가를 잇는 샛길이 만들어져 있더군요. 이미 많이들 다니던지라 잔디 하나 없이 맨들맨들한 길이 되었습니다. 저도 이 길을 통해 주택가로 나가봅니다.



전형적인 일본식 맨션.


제가 지나가던 시기에 할머니를 보살피러 오셨던 요양보호사 아저씨가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시더군요. 그닥 커보이지 않는 2층건물에 총 6세대가 존재하다보니 우리내 원룸수준 혹은 그보다 작은 면적을 자랑하는 집입니다만, 젊은이도 어르신도 그저 불평없이 잘 살고들 있더랍니다.



주택가 골목길을 건너 큰 대로변으로 나와봅니다.


차들은 쌩쌩 지나가다가도 신호에 걸리면 정차 후 다시 갈 길을 갑니다. 길 건너편 건물도 그렇고, 우측에 보이는 부지도 그렇고 학교건물이더군요.



낡은 휀스 위로는 철조망까지 휘감아져 있고, 사람의 출입을 금하는 팻말은 이미 다 빛이 바랬습니다.


뒤로 보이는 녹슨 지붕을 가진 시설은 과연 연구시설일지 아니면 변소일지 모르겠네요. 4월 초에 여행을 갔으니 일본에서는 새 학기가 시작되던 시기였답니다. 그럼에도 북해도 자체가 봄이 늦게 찾아오는지라 전반적인 학교의 분위기는 칙칙했었네요.



야구장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인구도 많다보니 당연히 야구부가 존재하는 학교도 곱절 이상은 됩니다. 


엘리트 체육 위주의 우리나라 체육교육과는 달리 생활체육 위주의 교육을 중시하는 일본인지라 야구선수를 꿈꾸며 열심히 훈련하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일수도 있겠지만 취미로 야구를 즐기는 학생들을 위해 야구장을 마련했을지도 모릅니다.



書道部 全國進出! 

全国高等学校総合文化祭 參加決定!

2年 佐々木 あいり

(平成28年7月河旬広島県にて開崔)


서도부(서예부) 전국진출! 

전국고교종합문화제 참가결정!

2학년 사사키 아이리

(헤이세이28년 7월 하순 히로시마현 개최)


그렇습니다. 야구장 휀스 근처로는 이렇게 학교의 자랑을 적어두었군요. 일본의 전국 고등학교 종합문화제는 각 도도부현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일본의 전국구 행사입니다. 말 그대로 예체능 범주에 속하는 약 20개 분야에서 전국 최강의 학생을 가리는 대회라고 하는군요. 말 그대로 이름난 전국구 대회에 이 학교 학생이 출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충분히 외부에 홍보할법한 자랑거리겠지요.


카와이한 이름을 가진 사사키 아이리쨩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히로시마현에서 개최되었다고 합니다. 입선하여 좋은 결과를 냈을지는 잘 모르겠군요.



市立函館高等學校


시립함관(하코다테)고등학교


그렇습니다. 지나가는 한국인 관광객으로부터 흥미를 유발시키는 광고를 게제한 이 학교는 시립 하코다테 고등학교라고 합니다. 사립학교가 공립학교에 비해서 먹어준다곤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국공립도 그 지역 이름이 들어가는 학교가 국공립 중에서 가장 알아주는(?) 학교이니 나름 명문이라 생각하고 지나가렵니다.



학교 야구장을 거쳐서 지나가다보면, 우리내 빌라처럼 생긴 맨션건물도 보이는군요.


꽤나 오래되어 보입니다. 그래도 아까 봤던 건물에 비해서는 조금 더 넓은 집이 아닐까 싶네요.



가로수는 오랜 세월 자라고, 뿌리를 깊게 내리면서 아스팔트 포장까지도 갈라놓습니다.


나무는 살기 위해 뿌리를 내리고, 인간이 깔아둔 아스팔트는 힘없이 갈라지고 맙니다.



중2때부터 총 5년간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했던 제가 보기엔 참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학교에 지속적인 건의로 자전거 주차장을 건립하는데 성공했지만, 졸업 후 현재는 그저 자전거 방치장이 되어버린 그 모습과 비교한다면 이 학교의 자전거 주차장은 정말 자전거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남녀불문하고 우리보다도 더 잘사는 나라가 자전거는 더 많이 탑니다.



다른 꽃들은 아직 개화조차 하지 않았는데, 동백꽃만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어느집 담벼락에 심어둔 동백나무.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하교길에 오르는 학생들.


동백나무가 심어진 담벼락 앞을 지나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쭉 걷다보니 병원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약 6층짜리 건물에 택시가 서 있고 지하주차장이 있는걸로 보아 호텔인가 하고 봤더니 병원이더군요. 구관과 신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함관후생원(社會福祉法人 函館厚生院)

하코다테 고로가쿠병원(函館 五稜郭病院)


하코다테 고로가쿠병원이라는 기나긴 이름을 가진 이 병원은, 말 그대로 고로가쿠 근처에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병원 근처로 약국들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한바퀴 뺑 돌아서 나오니 아까침 내려갔던 그 길로 다시 돌아옵니다.



이 안내표지판에는 영어와 한자(간,번체) 한국어 그리고 러시아어까지 기재되어 있습니다.


일단 '고료가쿠공원앞 노면전차 정류장'으로 향하도록 합니다.



야마하 악기사입니다. 전자악기부터 금관악기까지 진열되어 있군요.


국내에서도 야마하 악기와 모터 그리고 오토바이는 알아주니, 우리에게도 친숙한 브랜드입니다. 확실히 일본은 일본인게 '새학기! 새악기 구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도 추리소설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모델로 기용했습니다. 하루치카 시리즈의 하루타와 치카의 등신대가 세워져 있습니다.


http://jp.yamaha.com/products/musical-instruments/winds/shingakki-shingakki/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면 새학기에 악기를 구매하고 응모권을 받아 홈페이지에서 응모하면 저기 나오는 상품을 추첨해서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약 세시가 넘은 시간. 정류장 앞에 있는 식당에 들어왔습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주인아저씨만 계셨고, 다른 손님은 없었네요. 


'칸고쿠 메뉴와 쿠다사이'라 말하니 한국어 메뉴판은 없다고 하는군요. 뭐 일어 메뉴판으로 봐야죠.



따끈한 차를 한잔 받고, 가이드맵과 핸드폰을 봅니다.


전차를 타고 어느 정류장에서 내려야 할지. 하코다테산 전망대에 가기 전까지 어떤 루트로 관광을 해야할지 이래저래 잘 숙지해 봅니다.



일본어 메뉴판입니다. 사진을 보고 무얼 먹어야 할지 고민합니다.


튀김우동계의 대표선수인 새우튀김우동이 먹고싶더군요. 고로 새우튀김우동을 주문합니다.



곧 아저씨가 열심히 우동을 만들어서 내오십니다.


통통한 새우튀김에, 매서운 4월 추위를 이겨내게 만들어 주는 따끈한 국물로 배를 채웁니다.



나름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정류장으로 나왔습니다.


새학기. 아무래도 교복이 좀 커보이는게 중학교에 새로 입학한듯 보이는 카와이한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갑니다. 매번 강조합니다만, 일본은 학생이건 애엄마건간에 치마를 입은 상태에서도 자전거를 잘만 타고 다닙니다. 치마입고서 혹은 바지를 입고도 자전거를 타지 않으려 하는 우리나라 여성들과 극과 극으로 비교가 됩니다.



평화로운 도로 한복판. 마치 도시의 버스 전용 중앙차로처럼 도로 한가운데로 전차가 지나다닙니다.



반대편 정류장에는 이미 전차가 도착했습니다.


719호 전차는 1960년 5월에 생산되어 무려 60년 가까운 세월동안 운행중인 전차입니다. 도색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외관상의 변화도 없었고, 그저 편의사양만 몇가지 장착하고 지금껏 운행중이랍니다.


https://ja.wikipedia.org/wiki/%E5%87%BD%E9%A4%A8%E5%B8%82%E4%BA%A4%E9%80%9A%E5%B1%80710%E5%BD%A2%E9%9B%BB%E8%BB%8A


일본어 위키백과 링크를 따라 가보면, 719호 전차의 옛 도색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폭스바겐의 마이크로버스 느낌도 납니다. 


우리나라라면 이미 폐차되어 용광로로 들어가고도 남았을법한 오래된 전차가, 이곳에선 그 상태 그대로 현역입니다. 그만큼 철저한 유지관리를 위해 노력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비록 50년 넘은 구닥다리 전차가 돌아다녀도 시민들은 큰 불만 없이 이용중입니다.



우리내 버스전용차로를 침범하는 승용차들처럼, 전차가 가는 길을 막아서는 승용차가 존재합니다.


전차도 경적을 울린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구형 익스플로러로 보이는 차량이 한참이나 전차의 갈길을 막아서고 결국 유턴을 해서 돌아나가더랍니다.


그렇게 전차를 타고 '스에히로초' 정류장으로 향합니다. 약 20여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전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이 이후 이야기는 31부에서 계속됩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